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 교체...신한·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1명씩 추가
2025-03-06 박인철 기자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와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올해 여성 사외이사를 1명씩 추가로 충원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9명이 교체된다. 교체되는 사외이사 9명 중 우리금융지주가 4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2명 바뀌고 하나금융은 1명만 교체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발생한 임직원 횡령 및 전직 회장 불법대출 사고 등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사외이사진을 대거 교체하면서 쇄신을 꾀한다.
구성 상으로는 학계 인사가 2명에서 3명, 기업 인사가 2명 늘어나고 금융 전문가가 5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매우 큰 변화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금융·경제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학계와 실무 경험을 두루 갖췄고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재무총괄임원을 역임했다. 김춘수 전 자연팜앤바이오 대표는 유진기업에서 윤리경영실 실장을 거쳐 대표에 오른 내부통제분야 전문가다.
다만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절반 이상이 교체되었지만 대부분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로 구성되었다. 특히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내부통제 관련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과점주주 추천 인사로 자리를 채웠다.
우리금융은 2016년 민영화 과정을 거쳐 과점주주 체제의 지배구조를 갖췄고 현재 한국투자증권·푸본생명·키움증권·유진PE 등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지니고 있다. 구성원은 변경됐지만 결국 과점주주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진으로 유지되면서 영향력이 여전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독립성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과점주주 추천이라 해서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국의 권고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선임한 것”이라 말했다.
사외이사 2명이 바뀌는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는 전체 구성에 있어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 종전대로 사외이사 7명 중 5명이 학계 출신도 그대로 유지됐고 여성 사외이사 수도 3명으로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후보 중에서는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안진회계법인 재직 시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의 인수합병과 중장기 전략수립을 담당하면서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수는 그대로 9명으로 유지되지만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추가돼 총 4명에 달한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약 44%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높다.
재일교포 주주 추천 인사로 알려진 진현덕 사외이사 대신 전묘상 후보가 추천된 점도 특징이다. 전 후보는 일본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현지 회계법인에서 금융회사 감사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해 왔다.
하나금융도 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여성 사외이사 1명이 늘어나 총 3명으로 바뀐다.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는 이정원 사외이사 후임으로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가 추천됐는데 그는 SC제일은행 기업여신심사부 상무, 여신심사부문장(전무)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