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백화점·롯데쇼핑, 사내이사 줄줄이 재선임...불황기 조직 안정화에 방점

2025-03-10     이정민 기자
주요 유통기업들이 3월 중순부터 정기주주총회(이하 주총)를 연다. 올해 유통기업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수 상정돼 불황기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기존 사내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롯데쇼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인적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내부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방점을 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현대지에프홀딩스·롯데쇼핑 등은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를 모두 재선임한다. 신세계의 경우 올해 임기 만료를 맞은 사내이사가 없어 그대로 유지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회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교선 부회장 재선임안은 25일 열리는 현대홈쇼핑 주총에도 상정됐다.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해 안정적인 운영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장 대표는 20년 이상 그룹 내에서 경영 경험을 쌓으며 지주사 전환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1987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2001년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의 핵심 직책을 거쳐왔다. 2015년부터 그룹 기획조정본부에서 비전 수립과 신사업 추진을 주도했으며 2023년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현대지에프홀딩스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6일 주총을 개최하는 현대백화점 역시 ‘더현대’ 성공신화를 쓴 정지영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기존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이후 30년 이상 근무한 원클럽맨으로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특히 쇼핑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더현대 전략을 주도하며 유통업계 변화를 이끌어 온 점을 인정받아 그룹 차원에서 신임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강 대표는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그룹에서 오랜 기간 재임하며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2009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강 대표는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경영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롯데네슬레코리아를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20년에는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2021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는 마트사업부 대표가 등기이사로 발탁된 최초의 사례로 그의 경영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 대표의 ‘특화 매장 확장’과 ‘점포 재단장’ 전략이 긍정적인 성과를 내며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원재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특히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2019년 물러난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복귀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신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서 본업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불안정하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