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연임 주총 초읽기...연임 가능성에 무게 실리나

2025-03-13     박인철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를 확정짓는 정기주주총회가 이달 말로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엇갈린 평가가 있지만 주총 표심에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가 ▲국민연금공단(9.45%)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6.95%) ▲블랙록 펀드(6.38%) 등 3곳에 불과해 외국인 소액주주들의 표심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세계 1·2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함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밝혔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함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해 부실 감독 책임이 있고 소비자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ISS는 지배 구조, 경영진 리스크,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외국인 주주들은 ISS 의견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2위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찬성표를 던졌다. 리스크 요인은 있지만 결함은 없다면서 이사 선임에 찬성 의사를 던진 것이다. 하나금융이 함 회장 취임 후 바로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수익구조를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하나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분율은 9.45%다. 이어 미국의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가 6.95%, 블랙록 펀드가 6.38% 등 세 곳만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정 기업에 쏠려 있지 않고 주요 주주의 지분율이 분산되어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전체 약 67% 수준으로 외인 투심이 중요한 특성상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의결권 리포트는 참고용이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포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 취임 후 회사 실적이 좋아 연임 안건 통과는 무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의견과 무관하게 금융지주 회장이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실제로 ISS는 지난 2022년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로 올라 있던 함 회장에 대해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반대할 것을 권고했지만 실제 주총에서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된 바 있다.
 

게다가 함 회장 취임 후 하나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의지를 밝히는 등 경영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이 취임한 2022년 3조570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을 세웠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슈가 있던 2023년에는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3조7388억 원으로 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 이후로 하나금융에 악재가 생긴 것도 없고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ISS 반대가) 큰 걸림돌이 될 거 같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ISS가 반대 의사를 많이 표하는 자문사”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