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동원F&B·롯데웰푸드·롯데칠성·농심·오리온 대표 재선임…내수침체 암초에 안정 택했다

2025-03-13     송민규 기자
10대 식품사 가운데 임기 만료가 임박한 5개사 대표이사들이 모두 재선임 대상에 올랐다. 내수 침체와 고환율, 고원가 등 암초를 만난 식품사들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식품사 대표이사 가운데 김성용 동원F&B 대표와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 이병학 농심 대표, 이승준 오리온 대표 모두 임기가 끝나지만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대상에 올랐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사들이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 재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조직 안정에 더 중점을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원F&B는 오는 26일 정기주총을 열고 김성용 대표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김성용 동원F&B 대표는 올해 입사 34년째인 한우물 ‘동원맨’이다. 지난 2022년 12월 동원F&B 대표 자리에 올라 2023년과 지난해 수익성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2022년 동원F&B의 매출은 4조236억 원, 영업이익은 1287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1.4%에 불과해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듬해인 2023년에는 매출 4조3608억 원, 영업이익 166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2%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이 4.1%까지 올랐다. 

롯데칠성은 오는 25일 정기주총을 열고 박윤기 대표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올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롯데칠성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 놓으면서 1년 만에 다시 박윤기 대표 단독 체제로 돌아간다.

박 대표도 올해 입사 31년 차를 맞은 롯데맨이다. 지난 2022년 대표에 선임 된 뒤 재선임 돼 두 번째 임기를 수행했다. 

박 대표의 첫 임기에 영업이익률이 크게 올랐다. 롯데칠성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4.3%에서 첫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7.8%로 크게 올랐다. 두 번째 임기에는 필리핀 펩시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창사이후 처음으로 매출 4조 원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내수 침체와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비용 반영, 필리핀 펩시의 낮은 이익률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선제적으로 제로 버짓 베이스(ZBB)를 가동하면서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였다.

롯데웰푸드도 오는 25일 정기주총을 통해 이창엽 대표를 재선임한다. 

이 대표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코카콜라 대표를 역임했다. 2023년 정기주총에서 롯데웰푸드의 대표로 선임돼 첫 임기에 나섰다. 2023년에 매출 4조 원과 함께 영업이익률 회복을 이끌었으나 지난해는 내수 침체 등으로 매출 4조443억 원, 영업이익 1571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오는 21일 정기주총을 열고 이병학 대표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이 대표도 올해 입사 40주년을 맞는 농심맨이다. 지난 2022년 정기주총에서 농심 대표에 선임된 뒤 2023년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었다.

매출은 2021년 2조6630억 원에서 2023년 3조4106억 원으로 28.1%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1061억 원에서 2121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지난해 내수 침체와 고환율,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고 영업이익은 23.1%가 줄어든 1631억 원이었다.

오리온은 오는 26일 정기주총을 통해 이승준 대표를 재선임한다. 지난 2022년 정기주총에서 오리온 대표에 선임 된 뒤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년 늘려왔다.

이 대표 임기 동안 매출은 2021년 2조3555억 원에서 2024년 3조1043억 원으로 31.8%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3729억 원에서 5436억 원으로 45.8%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선임 대상이 된 대표들은 안주하지 않고 조직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는 인물들”이라며 “새 임기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풀무원은 지난해 임기가 만료된 이효율 대표의 뒤를 이어 이우봉 대표를 선임했다. 이효율 대표는 7년간 풀무원의 첫 전문경영인으로서 풀무원의 해외사업 확대를 이끌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