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무배당' 현대캐피탈, 주요 해외법인에 아낌없이 투자...현대카드는 2년 연속 배당금 상향
2025-03-17 이은서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중심의 오너 일가 계열사가 아닌 현대차그룹 직할체제로 전환되면서 배당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대신 외연 확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21년 9월 현대카드와의 경영 분리 이후 4년 째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일 계열이었던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경영분리 직전이었던 2021년에는 533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주주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현대캐피탈은 매년 해외법인 투자에 집중하면서 현재 국내 캐피탈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독일, 프랑스 등 14개국에 금융법인 13곳과 자문법인 6곳으로 총 19곳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먼저 자문 법인을 통해 현지를 진출한 뒤 반응에 따라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해 금융 법인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독일 법인에 2315억 원, 프랑스 법인에 147억 원 투자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12번째 글로벌 법인 ‘현대캐피탈 호주’가 현대차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개시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투자와 증자를 단행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캐피탈 보고서에 공시된 해외법인은 6곳이다. 지분법에 따라 해외 법인 19곳 중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6곳만 공시하고 있다.
6곳 가운데 독일 법인인 현대캐피탈 유럽 GmbH를 제외한 4곳의 자산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증가했다. 1곳은 지난해 4월 새롭게 설립 인도네시아 금융법인이다.
인도네시아 금융법인은 자산총액 328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이고 호주법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총액 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배 증가했다.
올해도 현대캐피탈은 인도네시아 금융법인의 영업 개시를 비롯해 해외 법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해외사업 확대 등 미래사업 투자 재원 확보 목적으로 4년 연속 무배당을 시행해오고 있다. 올해도 해외 법인 투자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분리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주주배당을 확대하며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2년 연속 배당금을 인상했다. 올해 배당금 총액 1543억 원으로 전년(1325억 원)보다 16.4% 증가했다. 배당금은 현대자동차(37%), 현대커머셜(34.6%), 기아(6.5%), 대만 푸본상업은행(9.9%), 푸본생명보험(9.9%)에 지급된다.
현대커머셜은 3년 만에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커머셜은 보통주 1주당 450원을 적용해 약 12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당금은 현대커머셜 지분을 보유한 △현대자동차(37.5%)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25%) △정명이 사장(25%), △정태영 부회장(12.5%)에 지급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