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 기자회견서 “몰랐다” 눈총...허위 발언 문제도 불거져

2025-03-15     유성용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섰지만 좀처럼 불길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 부회장이 10년 전 홈플러스 인수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에서도 사실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들을 쏟아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대표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도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갑작스러운 회생절차로 개인·기관투자자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파장이 커진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기자회견 내내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해 눈총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지속적인 폐점으로 회사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통계를 냈는데) 이마트와 롯데마트보다 문 닫은 매장이 적다”며 “(폐점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은) 오해다. 매장을 오히려 더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기자회견 종료 후 관련 통계를 제시했다. 2019년 6월 홈플러스 매장은 140개에서 2024년 5월 130개로 10개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이마트는 11개(142개 -> 131개), 롯데마트는 14개(125개 -> 111개) 줄었다.

이에 경쟁사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비교시점을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잡은 점을 지적했다.

현재 기준으로 따지면 롯데마트는 125개에서 111개로 14개 줄어든 게 맞지만, 홈플러스 역시 14개(140개 → 126개)가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시점에서 살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2016년 홈플러스 점포 수는 142개였는데, 현재는 126개로 16개가 줄었다.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2016년 120개에서 현재 111개로 9개 감소했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들은 홈플러스의 경우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알짜 점포만 매각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2020년대 들어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하면서 수익성 제고를 비효율적인 점포를 폐점한 반면, 홈플러스의 경우 알짜 점포를 우선 정리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을 하는 오너 경영자와 투자금 회수 극대화가 최우선인 사모펀드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또 김 부회장은 “회생신청 이후부터는 저희(MBK)가 주도적으로 효율화하거나 구조조정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발언했는데, 일부 언론에 따르면 MBK 내부자료에는 “회사는 기존에 추진해 왔던 슈퍼마켓 사업부 매각, 소유점포 추가매각, 점포면적 효율화, 적자점포 폐점을 통해 회생절차를 수행할 예정”이라 돼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김 부회장이 10년 전 MBK 대표로 홈플러스 인수를 주도하면서 했던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사실상 지켜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 조건과 단체교섭 동의를 존중하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MBK는 직원들과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현안질의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김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