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 경영평가 3등급으로 하향... 보험사 인수 결과는 금융위 손으로
2025-03-17 박인철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의 3등급 하락은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가 큰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우리금융은 손 회장 관련 부당대출 730억 원을 포함해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된 부당대출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금융사고 규모가 2334억 원대로 커졌다.
여기에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보고, 수습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미흡했던 부분까지 드러나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실로 등급 하락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3등급은 재무상태·경영관리· 법규준수 측면에서 다양한 취약점이 노출돼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감독상의 주의가 요구되는 단계다.
이복현 금감원장 또한 지난달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부실한 내부 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상을 줄 생각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금융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한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총 1조5493억 원에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금융지주회사 감독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 실태 평가에서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이와 별개로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영실태평가는 금감원이 조사하지만 보험사 인수 승인 최종 결정은 금융위가 내린다. 금융위는 자회사 편입 시 경영실태평가보다 전반적인 경영 상태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회사법 제16조 3항을 보면 금융위가 ‘경영 건전성 개선 등의 조건을 붙여 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실제 우리금융은 2004년 LG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3등급을 받았지만 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5월경 정례 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