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적발할 전산시스템 시연…"신뢰 회복 기대"
2025-03-19 이철호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공매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2층 홍보관에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주요 국내 증권사 및 글로벌IB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축사를 통해 "NSDS 가동이 불법 공매도로 인한 오해와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선,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글로벌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불법 공매도가 반복 적발되자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조치를 시행한 후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 NSDS 개발 완료 후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연계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3월 현재는 모의시장을 운영하며 공매도 전산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최종 점검을 진행 중이다.
공매도 전산시스템은 크게 기관투자자 잔고관리시스템과 한국거래소의 NSDS로 나뉜다. 기관투자자 잔고관리시스템이 불법 공매도를 기관투자자 자체적으로 사전 차단하기 위해 매도가능잔고를 실시간 관리한다면 NSDS는 보고받은 투자자의 잔고정보를 모든 매매내역과 비교해 불법 공매도를 점검한다.
공매도등록번호를 발급받은 기관투자자가 잔고관리시스템을 통해 잔고정보를 NSDS에 보고하면 NSDS는 거래소 매매정보와 잔고정보를 비교해 실시간 매도가능 잔고를 초과하는 매도호가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적출된 결과데이터를 심층 점검해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통해 불법 공매도 혐의 거래를 신속히 탐지해 공정한 가격형성 기반을 마련하고 공매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한 공매도 재개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반발 속에 공매도 전면조치가 시행됐으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최소화를 위한 위험헤지라는 공매도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의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정상적인 투자 수단으로 여겨져 온 공매도가 국내 시장에서 전면 중단되면서 많은 우려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과 함께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NSDS를 비롯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해외에도 관련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이번 시연회가 불법 공매도를 둘러쌀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기를 기대한다"며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에 다른 해외 거래소도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