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때마다 주주들에 고개 숙이는 한종희 부회장...4년간 주저앉은 주가로 곤욕

2025-03-20     선다혜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4년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정기 주주총회마다 한종희 부회장이 곤욕을 치루고 있다. 매년 주총에서 주주들의 질타에 사과하고 주가 회복 약속을 반복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6회 정기주주총회 역시 주요 화두는 '5만전자'였다. 주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주가 회복 방안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대응이 부족했고 스마트폰‧IT 등 주요 사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며 “올해는 반드시 기술력을 확보해 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이 주총에서 주가 회복 약속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도 시설투자 확대 및 M&A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22년 정기 주총에서도 “주주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발언들이 주주 달래기에만 그치고 주가회복이 현실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4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 2021년 1월 9만68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7만 원대에 머물렀으며 올해는 5만 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한 부회장은 올해도 주가 회복을 약속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AI 반도체 칩 납품이 지연되면서 위기에 빠졌다. 현재까지도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 모두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3월 19일 종가 기준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AI용 초고성능 D램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이번에 샘플을 공급한 고객사들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평가 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