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美에 210억 달러 ‘전략적 투자’…트럼프 “관세 안내도 돼”
2025-03-25 선다혜 기자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210억 달러 신규 투자를 추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는 우리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이번 약속의 핵심은 철강 및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미국 공급망 강화를 위한 60억 달러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또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해 미국 에너지 산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에 대해 “현대차가 정말 위대한 기업이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미 연방 하원의장, 스티븐 스칼리스(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정계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을 찾아 가장 먼저 악수를 건넸다. 이어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고문,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이 관계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집행한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120만대를 생산하기 위해 총 86억 달러를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등을 통해 이미 미국에 현지 공장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캐파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120만대 생산 체제 기반을 확실히 다진다는 목표다. 또한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의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설비의 현대화, 효율화 등 보완 투자를 진행한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부품사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총 61억 달러를 투자한다.
HMGMA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품질의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력을 높인다. 더불어 견고한 철강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철강 분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가 집행된다.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 슈퍼널(Supernal), 모셔널 (Motional)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혁신 허브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0조4000억 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