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MBK파트너스, 고통분담 없는 변제계획은 거짓말"
2025-03-26 김건우 기자
그는 MBK파트너스가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게 위해 '공수표'를 날리는 것 같다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MBK측이 밝힌) 홈플러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에 대해 원금 변제 계획은 거짓말 같다"며 "시장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니 언 발에 오줌누기식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한 납품대금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들이 약 4600억 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해 법인과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된 바 있다.
이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홈플러스 측은 지난 21일 ABSTB의 기초가 되는 매입채무유동화 채권 잔액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채권 신고를 하기로 결정했고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사재 출연을 통해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원장은 "문제가 되는 4000억 규모의 ABSTB는 원금을 빠른 시일 내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다면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신청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계획인가를 비롯한 회생방안에 대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의 고통 분담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채권자 고통분담으로 경영권을 유지한 다음 팔아서 수 조원 단위 이익을 보겠다는 계획 같은데 이 정도 수준의 경영실패와 과도한 차입, 그 과정에서 빠른 이익 회수로 벌어진 일이어서 (대주주) 본인들이 고통 분담을 하셔야하고 채권자에게 무리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그런 상황이라면 검사 결과를 회생법원에 전달할 수 있고 당국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별개로 기관전용사모펀드 제도 자체에 대한 공과가 있다는 점에서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그는 "기관전용사모펀드는 경기변동성 과정에서 산업구조조정시 브릿지 역할을 해주고 한국경제 재편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사모펀드 자체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방식의 제도 변경은 당장은 시원하더라도 시장 전체 기능적 측면에선 신중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