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육아휴직 사용률 거의 100%, 남성도 56% ‘압도적’…자동육아휴직제 도입 성과
2025-03-27 이정민 기자
지난해 롯데그룹 4개 상장사(롯데쇼핑·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케미칼) 가운데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케미칼(대표 신동빈·이영준·황민재)로 81%를 기록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71%로 가장 높았고 여성 사용률도 100%였다. 전년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웰푸드(대표 신동빈·이영구·이창엽)로 전체 사용률이 53.8%로 집계됐다. 전년 47.2%에서 6.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직원 중 출산 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의 비율을 의미한다. 상장사들의 육아휴직 사용 현황은 올해부터 공시의무 사항에 포함됐다.
4개사 중 롯데케미칼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전체 직원의 81%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으며 남성 직원 사용률도 71%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 79% 대비 8%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성 직원의 경우 100%가 육아휴직을 사용해 대상자의 대부분이 이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대표 신동빈·김사무엘상현·정준호·강성현)은 전체 직원의 80%가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했다. 남성 직원과 여성 직원 사용률은 각각 67%, 90%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전년(77%)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4%포인트 상승했다. 롯데쇼핑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동종업계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세계 8.3%, 현대백화점 5.3%, 이마트 7%와 비교하면 신세계의 8배, 현대백화점의 12배, 이마트의 9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54%를 기록했다. 여성은 93%에 달했고 남성은 46%였다. 롯데웰푸드는 남성 38.5%로 5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낮았으며 여성 96.4%, 전체 53.8%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롯데그룹 4개사 평균 대비 낮았으나 동종업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8.1%), 오리온(31.6%), 해태제과식품(16.7%) 대비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의 높은 육아휴직 사용률은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2017년부터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를 시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300개 기업 중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한 곳은 12개사(4%)에 불과하며 이 중 9개가 롯데그룹 계열사였다. 롯데그룹은 출산 후 남성 직원에게 최소 한 달의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부여하며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달 4일부터 대기업 최초로 남성 자동 육아휴직 기간을 3개월로 확대했다.
아울러 육아휴직 첫 달에는 통상임금의 100%(정부 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가 전액 지원)를 보전해 직원들이 안심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출산 후 축하금과 2개월 분량의 파스퇴르 분유 등 축하 선물을 지급하며 출산 후 2년 이내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최소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해 가정 내 육아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2012년부터 시행된 자동육아휴직 제도가 다른 기업 대비 높은 육아휴직 사용률의 기반이 됐다”며 “특히 2017년부터 시행한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와 휴직 첫 달 통상임금 100% 지급이 적극적인 활용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보고서에는 출산 후 1년 이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만 포함되지만 실제로는 1년 이후 사용하는 직원도 많아 실질적인 사용률은 100%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