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고신용자 낮추고 저신용자는 올려...우리카드 금리차 10.45%P 최대
2025-03-31 이은서 기자
그 결과 카드사 5곳 중 4곳은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카드론 금리차가 전년 대비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월 말 취급 기준 저신용자(신용점수 501점~600점) 카드론을 취급하는 5개사 중 우리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4곳은 저신용자와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차가 확대됐다.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 확보를 위해 고신용자의 금리를 낮추고 대출 부실 위험이 있는 저신용자의 금리는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고신용자와 저신용자간 금리차가 더욱 확대된 셈이다.
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다. 올해 2월말 기준 금리차는 10.45%포인트로 전년 대비 3.75%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차가 큰 것 뿐만 아니라 상승폭도 가장 컸다.
신용평점 900점 초과 고신용자에게 적용된 금리는 11.4%에서 9.35%로 2.05%포인트 떨어진 반면 신용평점 501~600점 구간의 저신용자에게 적용된 금리는 18.1%에서 19.8%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 중에서 저신용자 금리는 가장 높고 고신용자 금리는 가장 낮았다.
우리카드 측은 지난해 2월 건전성 강화를 위해 저신용자인 신용점수 500점대 고객들 중에서도 우량회원만 카드론을 가능하게 했으나 올 들어 자격기준을 완화하면서 저신용자의 금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2월은 자격기준을 이전 수준으로 완화해 금리대가 높아졌다. 또 지난해 2월엔 신용점수 900점대 고객 중 실수요고객(신용점수 900점 초반)을 대상으로 제공해 10~11% 금리였으나 현재는 초우량 고객(신용점수 900점 후반)에게 확대해 금리가 9%대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KB국민카드의 금리차는 7.9%포인트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롯데카드도 금리차 6.77%포인트로 2%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는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가 모두 인하됐으나 저신용자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소폭 인하하면서 금리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신용등급 간 금리차는 7.54%포인트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현대카드, 하나카드, 비씨카드 등 3개사는 지난 2월 저신용자의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의 카드론은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고신용자의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이유로 카드론 수요 증가를 꼽았다.
경기 침체와 정부의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정책으로 인해 고신용자의 카드론 수요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는 대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됐으며 그나마 대출이 가능한 일부 저신용자의 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기존에 카드론을 받지 않았던 고신용자도 카드론을 신청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저신용자는 대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일부 카드론이 가능한 저신용자의 금리가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월 말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 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1월 말 잔액(42조7309억원)보다 2579억 원 늘어난 규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