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매출 대비 R&D 비중 26%→17% 5년 연속 하락...이해진 창업자 복귀로 투자 확대될까?

2025-04-01     정현철 기자
네이버의 매출 대비 R&D(연구개발비) 비중이 2019년 26%에서 지난해 17.3%까지 5년 연속 하락했다. 한국형 AI서비스 구축을 위한 경쟁력을 강조해 온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달 사내이사에 복귀한 이후 쪼그라들고 있는 네이버의 R&D 투자 비중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조85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매출은 10조7377억 원으로 11% 증가해 매출 대비 R&D 비중도 17.3%로 3.3%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매출 대비 R&D 비중 26%에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R&D 규모 자체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구개발비가 2023년 1조9천926억원에서 작년  1조8천579억원으로 6.8% 줄었다.

10%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는 연결 기준으로 산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1년 매출 2조1474억 원, 연구개발비 1조737억 원으로 비중은 50.6%에 달했다. 그간 매출은 10조 원대로 5배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는 약 1.7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네이버는 메타버스 등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대거 정리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 수도 지난해 말 82곳으로 전년 말 대비 21곳 감소했다. 이 중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던 네이버제트 등이 제외되면서 연구개발비 규모가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해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창업자는 이사회 의장으로 최 대표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이 의장은 2018년 3월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이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활동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AI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2021년 3월 사내강연에서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비용을 장기적으로 매출 대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최 대표와 함께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를 방문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소버린 AI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소버린 AI는 해당 국가 내 인프라, 데이터,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후 최 대표는 같은 해 11월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DAN 24)’에서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 방향성을 공개하며 “매출의 20%-25% 규모의 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고 2023년 생성형 AI 검색서비스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했지만 국내에서조차 오픈AI '챗지피티(Chat GPT)' 등 글로벌 생성형 AI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상황이다.

주총 현장에서 나온 “챗지피티가 관심을 끌고 있는 반면 네이버 AI를 쓰는 사람은 없다”는 한 주주의 발언은 네이버가 AI 중심 패러다임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 아래 생성형 AI, 공간지능 등 핵심 기술을 주요 서비스에 도입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적극적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 선행기술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