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경영] "화장 안해도 괜찮다"는 화장품회사 아모레퍼시픽...청소년에 '그대로의 나·건강한 미의식' 교육

2025-04-08     이정민 기자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 경고, 러-우 전쟁 장기화 등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의 나눔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이웃과 주변을 돌보며 기업시민의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따뜻한 경영 사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화장 안 해도 괜찮다”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청소년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따뜻하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과 메이크업으로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은 물론 사회, 자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다. 바로 사회공헌 프로그램 ‘밋 유어 뷰티(MEET YOUR BEAUTY)’를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청소년들에게 전달한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SNS 속 비교와 평가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밋 유어 뷰티 프로젝트 교육 진행 현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기업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성장기 청소년들이 SNS와 미디어 속 시각적 아름다움에 익숙해지면서 비교와 경쟁, 평가 중심으로 자기 인식이 강화하는 현실에 주목하고 고민한 끝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자기다움을 인정하고 건강한 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에 목표를 둔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강연, 워크숍 등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며 화장법이나 트렌드 공유는 철저히 배제한다.

미디어 속 미의 기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강의부터 외면·내면·취미·관계·지식 등 10가지 기준으로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는 수업까지,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참여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 외모 비교보다 자존감...청소년 미의식에 질문을 던지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과 협업으로 진행된 연구로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SNS와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외형 중심의 가치관에 쉽게 영향 받는 현실을 반영한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유명인 외모를 이상형이 아닌 ‘따라야 할 기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온라인 빅데이터로 본 10대 청소년 미의식 분포 및 현상 연구 결과 중 일부 갈무리.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에 따라 ‘밋 유어 뷰티’는 청소년들이 외적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으로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토크콘서트에서는 가수 솔비, 청년 강사 박이슬이 나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메이크업이나 제품 소개는 없었으며 오롯이 자기 긍정과 자존감 회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교육은 수도권 청소년 기관을 직접 찾아가는 ‘MYB 프로젝트 교육(4차시)’과 비수도권 대상 ‘MYB 창작 워크숍(2일)’으로 운영된다. 부모와 교사를 위한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해 공동체 전반의 미의식 전환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0대 청소년 800여 명과 시민 470여 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서울·경기 지역 초중생 1000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참가자 설문 결과, “나는 나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늘었고, SNS에서 느끼는 외모 압박감은 줄었다고 답했다.

올해는 다문화 청소년 등 다양한 정체성을 고려한 심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외모 기준을 넘어 사회 전체가 아름다움의 개념을 재정립하도록 돕는 포괄적 접근으로 분석된다.

◆ ‘사람을 위한 뷰티’로 ESG 실현

‘밋 유어 뷰티’는 아모레퍼시픽의 본업인 ‘뷰티’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방향이 제품이 아닌 사람에게 향해 있다.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철학은 이제 외적인 꾸밈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밋 유어 뷰티는 청소년이 타인과의 비교 대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청소년들과 함께 자기다움을 존중하는 건강한 미의식을 만들어나가며 사회 전반에 포용적 아름다움의 가치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