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선방한 삼성전자·LG전자…'관세 폭탄'에 2분기 이후 실적 급감 우려
2025-04-09 선다혜 기자
하지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양사 모두 실적 둔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매출 77조2208억 원, 영업이익 5조1148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LG전자 역시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냈다. 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매출 22조675억 원, 영업이익 1조2593억 원이었다. 실제 실적은 매출 22조7447억 원, 영업이익 1조2590억 원으로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2분기부터 반전될 수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 정책이 본격 적용되면서 주요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25%)을 포함해 중국(34%), 베트남(46%) 등 주요 제조기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생산의 약 절반이 베트남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된다.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부문에도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75조6739억 원, 영업이익은 41.7% 감소한 6조879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중국 난징과 톈진에서 가전·모니터·노트북·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특히 청도 공장에서는 냉난방공조 핵심 제품군인 칠러도 생산 중이다.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면 수출 채널 및 원가 부담에 따른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증권가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을 0.36% 증가한 21조7731억 원, 영업이익은 16.1% 감소한 1조26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IT 기기가 중국·인도·베트남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서 대부분 조립이 이뤄짐을 감안하면 결국 수요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