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IMA 가이드라인 마련…미래에셋·한투증권 참여 시기는?

2025-04-09     이철호 기자
지난 2017년 도입 이후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IMA(종합투자계좌)의 구체적 방안이 마련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의 IMA 사업 개시 여부가 주목된다.

IMA는 고객 예탁자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운용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종투사가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원금지급형 상품이다.

금융위는 IMA의 원금지급 의무 부담을 명확히 하는 한편, 폐쇄형·추가형, 만기·성과보수 등 상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만기 1년 이상인 상품을 70% 이상 구성하도록 하고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는 30%에서 10%로 낮췄으며 단계적으로 IMA 운용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발행어음과 IMA의 통합한도는 자기자본의 200%+100%로 설정하는 한편 IMA 운용자산의 5%를 손실충당금으로 우선 적립하도록 했다.

이는 2017년 도입된 이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IMA에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상품 운용 방식, 손익배분 등에 대해 명확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IMA 사업 자격 취득을 신청한 증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IMA 제도가 구체화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 중 IMA 사업을 취득할 종투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IMA 신청요건은 별도기준 자기자본 8조 원으로 이에 해당하는 종투사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있다.

IMA 가이드라인이 정해짐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IMA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CFO는 지난 3월 컨퍼런스콜에서 "IMA 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감독당국의 규제 세팅이 완료되면 그에 맞게 구체적인 IMA 사업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3월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발행어음 한도 확대와 더불어 IMA 라이선스 확보 후 충분한 규모의 IMA 발행한도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IMA,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 기대…모험자본 투자 부담도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4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IMA 역시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금지급형 상품이면서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IMA로 모은 자금의 운용규제가 부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운용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하는데 국내 시장 규모와 대내외 변동성 확대를 감안할 때 투자처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MA는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하는 원금지급형 상품인 만큼 시장에서의 인기는 충분할 것"이라며 "다만, 관세 전쟁으로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국내 시장에 모험자본을 공급할 기회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현행 요건에 따라 발행어음·IMA 종투사를 지정하나 내년부터는 자기자본 요건을 2년간 충족해야 하는 등 지정요건이 강화된다. 이에 후발 사업자의 원활한 진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MA 사업에 후발주자의 진입이 제한될 경우 시장 활성화와 금융소비자 선택권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후발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MA는 종투사의 자산관리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기업금융과 효과적으로 연계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기업에 대한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을 통해 종투사와 기업 간의 접점을 넓혀야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