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부실기업 살리기에 롯데카드 이용했나...홈플러스 부채 떠안고 네파 대출에도 동원 '의혹'

2025-04-10     유성용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롯데카드에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실을 줄인 정황이 드러났다.

10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 자료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출은 2022년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에 동참한 이래 급격히 증가했다.

구매전용카드 매출은 2022년 759억 원이었으나 2023년 1264억 원, 2024년 7953억 원으로 2년 새 10배 넘게 늘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매출 7953억 원 가운데 47%인 3700억 원가량이 600억 원 한도의 구매카드의 연간 이용액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채권 부도 위험을 떠안는 대신 홈플러스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보여 지는 부실 규모를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가 피인수기업 롯데카드의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홈플러스 부채를 사실상 떠넘겼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게다가 MBK가 롯데카드에 부실을 전가하는 동안 대주주로서 지원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롯데카드의 수익성 악화가 이를 방증한다고.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372억 원으로 2023년 3672억 원에 비해 62.7% 감소했다.

2023년 당시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배제하고 산정한 순이익 1691억 원과 비교해도 18.9% 줄어든 게 된다.

2019년 MBK에 인수된 이래 롯데카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주력했으나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PF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이후 대체 수익원으로 팩토링 대출과 카드론에 주력하면서 비용 급증을 유발했다는 평가다.

실제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787억 원에서 지난해 7889억 원으로 2년 새 64.8% 증가했다.

팩토링 대출 채권에서 786억 원 규모 중 일부 연체가 발생한 사실도 드러났다.

롯데카드는 MBK의 또 다른 피인수기업인 아웃도어 의류 업체 네파가 최근 조달에 나선 300억 원 규모 자산유동화대출(ABL)에도 100억~150억 원 규모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MBK 입장에서 네파는 2013년 인수 후 아직까지 엑시트(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아픈 손가락’이다.

2013년 네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56억 원이었으나 2023년은 60억 원에 그친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 때문에 2023년 네파의 이자비용은 304억 원으로 그해 영업이익(140억 원)의 두 배 이상이다.

한편 롯데카드, 홈플러스, 네파 등 MBK 피인수기업들이 잇달아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 건 궁극적으로 MBK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사를 2024년 1월부터 맡아 왔다. 이외에도 △롯데카드 △네파 △딜라이브 △엠에이치앤코 △오스템임플란트 기타비상무이사까지 포함하면 국내 18개사의 등기임원을 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MBK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회사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