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증권사 6곳 중 5곳 1분기 순이익 감소 전망…미래에셋만 37% 증가
2025-04-15 이철호 기자
1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상장주 6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조265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대표 김남구)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334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고 삼성증권(대표 박종문)도 5.2% 감소한 2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보다 7.9% 줄어든 2254억 원,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14.6% 감소한 1926억 원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도 전년보다 24.7% 줄어든 400억 원의 순이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대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만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보다 36.7% 증가한 2330억 원이다.
지난해 실적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분기 해외부동산의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손실로 인해 순이익이 28.4% 감소했다.
대형 증권사의 1분기 실적 감소 원인으로는 해외주식 거래 증가세가 한풀 꺾이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고객 유치를 위해 해외주식 완전무료 프로모션을 실시한 증권사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주식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시장이 올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주식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151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4.9% 감소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들어 엔비디아, 테슬라 등 국내 투자자가 많은 종목의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며 "해외주식 거래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시점에서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줄면 수익도 함께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IB(기업금융)부문의 경우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등 전통IB 부문에서 전년 대비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거래소 KIN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기업공개) 공모금액은 총 1조86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수년간 코스피 대어로 거론돼 온 LG CNS 상장이 전체 IPO 시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도 올 초 들어 금리 인하에 힘입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회사채 발행액은 45조41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3% 늘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혼선을 비롯한 국내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변동성 확대로 증시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 매매가 줄고 대기자금이 늘며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 변동성이 사라진 뒤에야 대기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