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업권별 1분기 수익률은?...비보장 기준 'DB형' 손보사, 'DC형' 은행, 'IRP' 생보사 최고

2025-04-21     이은서 기자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의 올해 1분기 수익률이 업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확정급여형(DB)에서 손해보험사가 7%가 넘는 수익률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확정기여형(DC)에서는 은행,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는 생명보험사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원리금 보장형에서는 DB형, DC형, IRP형 모든 유형에서 증권사가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사업자 42곳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원리금 비보장형이 상대적으로 유형별 수익률의 차이가 컸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은행 12곳, 증권사 14곳, 생명보험사 10곳, 손해보험사 6곳이다. 

주식이나 펀드 등 고위험 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원리금 비보장형의 경우 보장형보다 비교적 수익률이 높다. 

특히 확정급여형(DB)에서 손해보험사 평균 수익률이 7.63%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손해보험사 6곳 가운데 2곳만 DB형 상품을 취급하는데 삼성화재해상보험이 7.99%, KB손해보험이 7.27%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상당수가 비보장형 DB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자본건전성을 고려한 점과 고객 단체의 선호도 원리금 보장형에 집중돼 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평균 5.5%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생명보험사(4.51%), 은행(4.34%) 순으로 나타났다. 
 

확정기여형(DC)에서는 은행 평균 수익률이 2.93%로 가장 높았고 증권사가 1.5%로 가장 낮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생명보험사(2.71%), 은행(2.24%), 증권사(2.05%), 손해보험(1.95%)순으로 나타났다.

원리금 보장형의 경우 DB, DC, IRP 모든 유형에서 증권사가 모두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주요 금융사들의 수익률이 비슷한 수준이라 DB, DC, IRP 유형별 수익률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1위 증권(4.48%)와 4위 손해보험사(3.09%) 차이는 1.4배에 그친다. 

확정기여형(DC) 1위 증권사(4.22%), 4위 손해보험사(3.11%)간 격차는 1.3배, 확정급여형(DB) 1위 증권사(3.83%)와 4위 은행(3.4%) 간 격차는 1.1배로 더 작았다. 

◇ 원리금 보장형에서 DB형 수익률 1위는 롯데손보...DC형, IRP형 1위는 KB증권이 차지 
 

금융사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연금적립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DB형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을 필두로 보험사들이 강세를 보였다. DB형은 자산운용의 안전성과 중장기 수익률이 관건인데 보험사들이 장기채권 운용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단기 수익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많은 은행과 증권사와 달리, 보험사들은 장기채권 운용에 강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DB형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손해보험(대표 이은호)로 5.08%다. 이어 교보생명(대표 신창재)이 4.34%로 두 번째로 높았다. 

교보생명은 1976년 국내 최초로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을 개발한 이후 업계에서 가장 많은 퇴직연금 전문 인력을 활용해 퇴직연금컨설팅센터와 법인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DC형과 IRP형에서는 증권사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증권사가 다른 금융사 대비 투자할 수 있는 ETF 등 상품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업의 경우 다양한 펀드, ETF, 리츠 등 상품을 다룰 수 있으며 ETF 투자 비중 및 디폴트옵션의 투자형 상품 비중이 높은 상품들의 우수한 성과 영향으로 DC형과 IRP형에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DC형에서는 KB증권(대표 이홍구)의 수익률이 6.03%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이 뒤를 이었다. IRP형에서 역시 수익률 1위는 KB증권(7.23%)였고 한화투자증권(6.08%)이 두 번째로 높았다. 

KB증권이 DC형과 IRP형에서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퇴직연금 상품 지원 효율화를 위해 원리금상품과 실적배당상품을 전담하는 2개의 팀으로 분리 운영해 전문성을 키운 점, 원리금상품팀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사들과 원활한 상품 소싱(조달)을 확대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은 고객 성향별로 적정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기 위해 영업점의 자산관리 전문 브라이빗뱅커와 본사의 연금 컨설팅 전문 인력이 협업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정기예금 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제공기관 확대에 노력하고 있는 점도 높은 수익률 기록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 원리금 비보장형에서 DB형 수익률 1위는 삼성화재...DC형, IRP형 1위는 동양생명보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중 DB형에서는 보험사와 증권사가 수익률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DB형에서 삼성 금융 계열사가 가장 운용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대표 이문화)가 7.99%,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7.89%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연금 전담 PB들이 전문적인 연금 상담을 지원하는 삼성증권 연금센터와 디지털 자산관리 본부를 통한 연금상담 등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C형에서는 생보사들이 1위부터 5위까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권인 BNK경남은행(대표 김태한)이 이름을 올렸다. 

1위는 동양생명보험(대표 이문구)로 수익률 5.64%를 기록했고 BNK경남은행이 4.67%로 2위를 기록했다. 

IRP형에서도 역시 동양생명보험이 수익률 6.4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대표 남기천)이 5.28%로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동양생명보험은 작년 3분기 디폴트옵션 고위험상품군 수익률 부문에서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비보장형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경쟁력을 갖추고 효율적인 은퇴자산 관리를 돕기 위해 수수료 체계도 개선했다. 고객이 '개인형 IRP'에서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시 기준수익률 이상의 성과가 발생할 때에만 운용손익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