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짚신과 나막신 형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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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현대차) 뜨니 ‘오피러스’(기아차)가 울고, ‘모하비’(기아차) 잘나가니 베라크루즈(현대차)가 주춤하고….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충돌(?)하고 있다.
현대차가 올 초 새로 내놓은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가 최근 19개월 동안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판매 1등을 달렸던 기아차의 ‘오피러스’ 시장점유율을 갉아 먹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아차의 신차인 럭셔리 스포츠 유틸러티 차량(SUV) ‘모하비’는 지난 2006년 가을 출시된 현대차의 ‘베라크루즈’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출시 후 지난 1월 한 달 동안 434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1일 현재 1만대 가량이 이미 선 계약돼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제 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독일 렉시콘사의 오디오 시스템 등의 문제가 풀리면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오피러스는 지난 1월 모두 1306대 판매에 그쳤다. 이 수치는 지난해 1월 2386대가 팔린 것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또 가장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 12월 1484대를 밑도는 수치여서 제네시스가 오피러스 점유율을 깎아 먹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SUV 시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럭셔리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베라크루즈의 판매고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라크루즈는 지난 1월 1318대를 판매했다. 작년 1월 1108대가 팔린 것에 비하면 조금 늘어난 수치이긴 하지만 한 때 1600여대 이상을 판매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미친다.
게다가 기아차 모하비는 지난 1월 1278대를 판매하면서 베라크루즈를 바짝 뒤쫓고 있다.모하비의 지난 1월 계약대수는 2453대에 달한다. 지난 달 까다로운 전수검사 때문에 출고가 지연되지 않았다면 판매대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모델이 서로 간섭하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브랜드를 통합하거나, 서로 싸움이 필요 없는 차별화된 모델의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