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민원건수 28% 증가...미래에셋·NH투자·KB증권, 민원 60% 이상 감소

2025-05-09     이철호 기자
올해 1분기 증권사 전체 민원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 증가했지만 미래에셋·NH투자·KB증권 등은 ELS 등 파생결합상품 민원이 줄면서 민원건수가 전년보다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벨기에 부동산 펀드 전액손실 여파로 전년보다 민원이 2배 이상 증가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의 전체 민원건수는 총 8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민원건수가 전년보다 137% 증가한 519건이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증권사의 민원건수는 29.5% 줄어든 294건에 그쳤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전년보다 민원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민원건수는 전년 대비 83.7% 감소한 15건이었으며 NH투자증권도 74.4% 줄어든 10건에 그쳤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민원건수가 18건으로 전년 대비 62.5% 감소한 가운데 삼성증권도 41.3% 줄어든 27건이었다.

이들 증권사는 ELS, DLS(파생결합증권) 등의 파생결합상품 관련 민원이 대폭 줄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4개 증권사의 파생결합상품 관련 민원은 지난해 1분기 172건이었으나 올해 1분기는 9건뿐이다.

지난해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투자자들의 민원이 쏟아진 것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연초부터 홍콩H지수 ELS 때문에 은행은 물론 증권사에도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파생결합상품 관련 민원이 드문 편"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파생결합상품 관련 민원은 지난해 1분기 198건에서 올해 1분기 7건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펀드 관련 민원이 8건에서 507건으로 크게 늘면서 전체 민원건수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판매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펀드(이하 벨기에2호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의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벨기에2호펀드는 벨기에 정부 기관이 임차한 브뤼셀 빌딩의 장기임차권에 투자했던 5년 만기 펀드 상품으로 한국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하지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만기 내 자산 매각에 실패한 이후 지난해 12월 만기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선순위 대주로부터 자산이 강제 처분되며 전액손실이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벨기에2호펀드 관련 민원을 접수받은 후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고 배상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벨기에2호펀드 판매 과정에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민원 접수가 필요했기에 전년보다 민원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고객별로 불완전판매 요소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뒤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