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뛰어든 후발주자 우리은행, 가격 경쟁력·MZ세대 공략 앞세워 국민은행 따라잡을까?

2025-05-13     박인철 기자
은행 알뜰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우리은행(행장 정진완)이 저렴한 가격대와 금융-통신 결합상품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 상품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서 청소년 비대면 셀프 개통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알뜰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8일 알뜰폰 ‘우리WON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모델로 낙점했고 ▲34종의 맞춤형 요금제 ▲금융실적 연계 할인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결합할인 등을 내세웠다. 

우선 가격 경쟁력에서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및 타 알뜰폰 업체들보다 앞서고 있다. 

예를 들어 5G 요금제 중 리브모바일과 유사한 상품을 살펴보면 6GB를 선택하는 경우 월 8700원이다. 원래 가격은 1만900원이지만 최초 2개월은 조건없이 할인하고 있다. 리브모바일의 경우 동일 조건의 6GB 요금제는 1만5500원이다.

무제한 50GB(소진시 1mbps속도로 계속 사용) 요금제의 경우 LG유플러스망 기준 우리은행은 3만4600원, 리브모바일은 월3만8000원이다. 데이터가 겹치는 요금제의 경우 우리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우리WON모바일 광고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WON모바일은 알뜰폰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요금제 및 금융 특화 요금제로 전략적으로 구성됐다”면서 “통신 관련 정부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라 말했다.

대신 리브모바일은 LG유플러스망 하나만 사용하는 우리은행과 달리 통신3사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요금제가 다양하다. LG유플러스망에서만 제공되는 요금제가 47개로 3개에 불과한 우리은행에 비해 선택지가 다양하다.

KB국민은행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공략층이 한층 명확하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이 전 연령층, 다양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에 나선다면 우리은행은 2030 젊은 층으로 마케팅을 한층 더 집중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60% 이상이 2030세대인 점을 고려해 MZ세대에 인기가 높은 장원영이 등장하는 광고를 2편이나 선보였다.

요금제도 절반 이상이 2만 원 미만의 부담없는 요금제다. 입출금 통장 개설 시 혜택을 늘리는 등 젊은 층을 금융 연계상품 등으로 끌어들여 장기 고객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간 은행권 알뜰폰은 KB국민은행의 독무대였다. 2019년 KB국민은행의 알뜰폰 'KB리브모바일'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받아 정식 부수 업무로 인정받았다. 금융권 내 비금융 사업이 정식 부수 업무로 인정받은 최초의 사례다. 가입자도 43만 명에 달하며 업계 6위까지 올라섰다.

우리은행으로선 타이밍이 나쁘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가장 최신)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65만 명으로 전월 대비 10만 명 늘었다. 연내 1000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 같은 기간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16.9%로 전년 동월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발발하면서 신뢰도가 높은 은행권 알뜰폰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비대면으로 가입 문의를 받고 있는데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방법과 번호이동 문의 등 접속 트래픽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