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SBI·OK·애큐온저축은행 등 중금리대출 확대...한투저축은행은 6분의 1로 축소, 왜?

2025-05-12     이은서 기자
올해 1분기 저축은행들이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하락하면서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문턱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자산 상위 5개사 중 SBI저축은행(대표 김문석)은 취급액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가장 큰 규모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대표 전찬우)의 취급액은 6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감안해 자체적으로 취급액을 조절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들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598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8501억 원) 대비 40.5% 증가했다.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도 지난해 1분기 28곳에서 올해 30곳으로 2곳 늘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를 위한 제도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금리 상한은 17.14%다. 

1분기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총 1조2509억 원으로 전체 취급액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취급액과 취급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취급액은 70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5% 증가했고 취급건수 역시 4만4667건으로 106.4% 늘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6.5%까지 치솟았지만 대출금리는 최고 20%로 묶여 있어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최근 시장 금리가 인하하면서 저축은행들이 다시 대출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취급액도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의 취급액은 2853억 원으로 37.2% 늘리며 5개사 중 규모가 두 번째로 컸다. 취급건수는 2만8229건으로 82.5% 증가했다. 

이어서 애큐온저축은행(대표 김정수)의 취급액은 1926억 원으로 0.8% 소폭 증가했고, 웰컴저축은행(대표 김대웅)은 312억 원으로 56% 늘었다.

취급건수는 애큐온저축은행이 1만1442건으로 29.8%, 웰컴저축은행은 1771건으로 27.9% 각각 증가했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 2344억 원으로 5대 저축은행 중 두 번째로 규모가 컸지만 올해는 354억 원으로 84.9% 급감했다. 취급건수 역시 2142건으로 81.5% 줄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계에 권고한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감안해 취급 규모를 줄였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급증한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올해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취급 증가율 목표치를 2~7% 수준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인 요율은 각 저축은행별로 다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여받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달라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다른 곳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한투저축은행은 기업대출에 강점이 있는 만큼,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이 큰 부담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