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민원평가-이커머스] 온라인몰 교환·환불 불만 최다...쿠팡은 민원 대응 돋보여

2025-05-26     이정민 기자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은 총 민원 건수와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율, 민원처리율 등 3개 항목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다. 홈어플라이언스, 통신, 자동차, 유통 등 총 10개 부문 43개 업종 27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해 업종별·기업별 민원 현황과 주요 민원 동향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겪는 사안은 ‘교환·환불’ 문제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이커머스 관련 민원 중 40%에 육박하는 건이 이와 관련한 불만이었다.

소비자는 파손, 하자, 오배송 등 명백한 사유에도 환불이나 교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단순 변심’으로 처리돼 반품 배송비까지 부담하는 일이 잦았으며 특히 포장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아예 처리가 거부되는 사례도 많았다.

‘교환·환불’ 민원 유형은 2018년 이후 매년 1순위를 기록하고 있어 교환·환불 문제는 사실상 이커머스 업계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비중이 약 4%포인트 넘게 증가해 업계 전반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년간 주요 이커머스 업체 10곳을 대상으로 한 민원 실태를 분석한 결과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각각 39.7%, 21.5%의 민원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쿠팡은 매출 및 실적 점유율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민원 관리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약 41조2901억 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민원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실적 점유율도 85.2%로 압도적이어서 규모를 고려하면 민원 관리가 깐깐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아 ‘2025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을 받았다.

SSG닷컴도 민원과 실적 점유율이 각각 2.5%, 3.2%로 나타나 실적 점유율 규모 대비 민원 비중이 낮아 소비자 응대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네이버쇼핑은 2조92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실적 점유율(6%)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민원 점유율이 21.5%로 3배 이상 높아 민원 관리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11번가는 실적 대비 민원 점유율이 5배에 육박하나 민원 처리 현황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롯데온(1.9%), 위메프(4.8%), 바이즐(구, 인터파크)(2.5%) 등은 민원 점유율 자체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이들 업체는 매출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 전체적으로 민원 관리가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티몬(526억 원)과 위메프(443억 원)는 지난해 정산 지연 사태로 민원이 폭증하면서 10개 기업 중 민원 관리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 이커머스 소비자 불만 1위는 ‘교환·환불’…고객센터 불신 심각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교환·환불 ▲고객센터에 대한 민원이 각각 36.9%, 19.3%로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결제 완료 후 품절됐다며 주문이 취소된 후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등 ▲약속불이행 불만도 13.1%로 높게 나타났다.
 

교환·환불 관련 민원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발생했다. 이커머스 특성상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TV, 냉장고 등 고가 대형 가전부터 블렌더, 스팀다리미,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생활 가전까지 포장을 개봉했다는 이유만으로 반품이 거절되기 일쑤였다. 작동 이상이나 초기 불량이 확인돼 교환을 요청해도 이미 제품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반품 배송비까지 부담시키며 갈등이 커졌다.

의류나 신발 등 잡화의 경우 화면과 실물 사이의 색감이나 소재 차이부터 사용 흔적이 있는 제품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한 교환 요구가 많았지만 대부분 ‘단순 변심’으로 처리됐다. 과일이나 채소 등 신선식품은 상한 채 배송돼도 ‘배송 과정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환불을 거절해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다.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은 대부분 문제 해결 과정에서 비롯됐다. 상담사는 매번 바뀌고 연결이 되더라도 판매자에게 책임을 넘기기 일쑤였다. 아예 연락이 끊긴 판매자에게는 대응조차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중개 플랫폼에 직접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약속 불이행 관련 민원은 ‘리뷰 작성 시 적립금 제공’, ‘사은품 증정’ 등의 마케팅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했다. 라이브커머스 중에는 ‘방송 중 구매자 전원 사은품 증정’ 문구가 붙었지만 이후 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사은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도 잦았다.

▲배송(12%) ▲품질(10%) 등도 꾸준히 불만이 제기된 항목이다.

배송 문제는 특히 ‘오늘 발송’, ‘당일 배송’ 등 문구를 보고 구매했음에도 실제로는 며칠씩 늦게 도착하거나 일부 품목이 누락돼 도착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깎아먹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물건을 받지도 않았는데 자동으로 ‘배송 완료’로 처리되고 며칠 뒤엔 ‘구매 확정’까지 돼버리는 경우다. 이 경우 반품이나 환불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어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품질 이슈도 심각하다. 먹거리에서 곰팡이, 벌레, 이물질이 발견되거나 의류·잡화에서 광고 이미지와 색감이나 재질이 전혀 다른 제품이 도착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 또한 환불·교환 문제와 연결돼 소비자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허위광고(6.5%) ▲AS(1.1%) ▲해외직구(0.7%) 관련 민원은 한 자릿수로 집계됐다.

허위광고의 경우 ‘100% 정품’을 내세운 제품이 가품으로 판명되거나 1+1인데 상품 하나만 도착하는 등 광고 이미지상 개수나 용량, 중량 등이 다른 일이 많았다. 구성품 누락, 실제 성능과 광고의 차이, 원산지 오기재 등 전방위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