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국내 회계기준 1분기 358억 적자...올해 연간 흑자 가능할까?

2025-05-16     박인철 기자
현지 회계기준으로 1분기 흑자를 냈던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의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구, KB부코핀은행)가 국내 회계기준으로는 358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회계 기준에서는 순이익 288억 원을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하는 국내 회계 기준상으로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은 보수적인 국내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서 인도네시아와 국내 실적에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당초 목표로 한 2025년 연간 흑자전환은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공시된 KB국민은행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KB뱅크는 지배기업 기준 당기순손실 3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54억 원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폭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진 KB뱅크 흑자는 현지 회계기준"이라며 "인도네시아 규제비율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실적을 산출하고 있으나 당행의 보수적인 기준, 특히 대손충당금의 경우 여전히 인도네시아보다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지분율을 67.6%까지 끌어올려 최대주주가 되었다. 

그러나 2018년 첫 지분 인수 당시 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6.67%로 당시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평균치(2.3%)보다 3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건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은행이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실자산이 늘면서 경영정상화가 늦어져 부실 인수 논란으로도 불거졌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에 5번에 걸쳐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최근 5년 간 누적 적자가 약 1조7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KB뱅크의 올해 흑자전환 목표가 아직 유효하다며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기준으로도 연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실자산 정리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우량고객 유입으로 정상화 단계에 돌입했고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NGBS을 활용한 데이터 통합으로 의사소통 과정을 신속하게 개선하며 개인과 기업 대출 비중을 늘리며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NGBS도 전 지점으로 확대해 예·적금과 대출 상품 서비스까지 디지털 경쟁력을 입힌다. 전기차 등 먹거리 산업과 현지 농업 경제 생태계 지원을 위한 새 금융 서비스도 개발하기로 했다.

영업망도 대폭 확충된다. 지난해까지 172곳이었던 영업점을 8곳 더 늘려 리테일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KB국민은행의 해외 법인 중 유일하게 지점 수를 늘리는 곳이 KB뱅크다. 

이 달 말에는 지난 2021년 6월 이후 4년 만에 현지인 은행장도 다시 선임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지분 인수 직후인 2021년 최창수 행장을 선임하며 한국인 은행장 체제를 시작했고 현재는 이우열 은행장이 재임 중이다. 한국인 은행장 체제에서 부실자산 정리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고 보고 현지인 은행장을 임명해 본격적인 영업망 확장에 나선다는 의지다.

KB금융지주도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KB뱅크의 흑자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주 글로벌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재근 부회장이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에 장기 체류하면서 은행장 교체를 포함한 KB뱅크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는 (아직 적자지만) 최근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 IT 인프라 등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 계획은 유효하며 속도감 있게 경영 정상화 및 수익 실현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