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가상자산 예치금 이자 때문에 순이익 급감...업비트 제휴가 'IPO 3수' 걸림돌 될까?

2025-05-19     박인철 기자
케이뱅크(행장 최우형)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내 기업공개(IPO)에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치금 이자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인데, 업비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수익구조상의 취약성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507억 원에 비해 68.2%나 감소한 161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는 23.6% 증가한 1374억 원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데다, 187억 원(26.4% 증가)을 기록한 토스뱅크(대표 이은미)에게도 추월을 허용한 것이 뼈 아프다. 

케이뱅크의 순이익이 이처럼 감소한 주원인으로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꼽힌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의해 가상자산거래소 제휴은행에 예치된 거래소 고객 예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야하면서 케이뱅크가 업비트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예치금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1674억 원에 달한다. 현재 업비트의 예치금 이용료율은 연 2.1%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지출한 정확한 예치금 규모는 파악되지 않지만 이자비용 증가폭을 감안하면 분기 약 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가입자 수가 폭증했던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업비트 고객 예치금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번째 IPO 도전에 나서면서 수익성 제고가 시급하지만, 전체 수신잔액 중 업비트 고객 예치금이 약 20%에 달해 이자이익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다. 

지난해 2번째 IPO 도전이 실패한 것도 높은 업비트 의존도 때문이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 수신잔액 내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19.7%다. 전 분기 대비 9.9%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20%에 가까운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케이뱅크 전체 수신잔액의 약 20%가 업비트 고객 예치금이라며 거래 단절 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이란 지적도 받은 바 있다. 

향후에도 업비트와의 독점제휴 관계는 케이뱅크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1거래소-1은행 체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민의힘은 가상자산 7대 공약을 통해 1거래소 1은행 원칙 폐지를 공언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폐지를 적극 검토 중인 상황이다. 

1거래소 1은행 원칙이 폐지되면 케이뱅크는 특정 거래소의 사금고화 논란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업비트를 통해 확보한 고객기반이 붕괴될 수 있어 수익구조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대출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이자이익 개선을 위해 ▲동행복권 간편충전 서비스 ▲증권사 계좌개설 제휴 확대 ▲제휴 보험 및 카드 출시 등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올 들어서는 플랫폼 광고 매출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197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수익성이 1분기만 비교해서 볼 때는 줄어 보일 수 있지만 금리 인하와 예치금 이용료율이 21배 늘었음을 감안하면 수익성 감소는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