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가 라이터 1개, 시너 한통에 전소되다니...’
2008-02-12 백진주 기자
시너 1통과 일회용 라이터로 `국보1호'인 숭례문이 완전히 잿더미가 된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12일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채씨는 범행 당일인 10일 이혼한 아내의 주거지인 강화도에서 서울로 출발, 일산에서 버스를 이용해 시청과 숭례문 사이에서 하차한 뒤 다시 도보로 숭례문까지 이동했다.
당시 시각은 오후 8시30분 전후. 채씨는 40분을 전후해 미리 준비한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 숭례문의 좌측 성곽 비탈을 기어 올라간 뒤 다시 재빠르게 2층 누각으로 잠입했다.
채씨는 미리 준비한 시너가 담긴 1.5ℓ 페트병 3개 중 한 개의 뚜껑을 열고 시너를 바닥에 뿌렸고 곧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당시 시각을 경찰은 오후 8시45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시기사 이모(44)씨의 "한 남자가 쇼핑백을 들고 남대문에 올라갔다 내려온 뒤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진술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채씨는 당시 현장에서 방화에 사용한 일회용 라이터 1개,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 1개, 배낭 등을 현장에 두고 처음 침입했던 방향으로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가져왔던 범행 도구들은 거의 현장에 둔 채였다.
경찰 역시 지난 11일 현장 감식을 통해 "일회용 라이터와 알루미늄 사다리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