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20개 중 12곳, 부채비율 200% 돌파 '빨간불'…동부건설 26%p 낮춰

2025-05-22     이설희 기자
국내 30대 건설사 중 1분기 보고서를 낸 20개사 가운데 12개사가 부채비율 200%를 넘겼다. 20개 건설사 가운데 15곳은 작년 말보다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금호건설(대표 조완석)과 코오롱글로벌(대표 김정일) 등 2개사는 부채비율이 작년 말 대비 60%포인트 높아진 반면 동부건설(대표 윤진오)은 유일하게 부채비율을 25%포인트 이상 낮췄다.

2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30대 건설사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월 말 기준 평균 부채비율은 181.4%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작년 말 59조9160억 원에서 60조3442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부채총액도 2조 이상 증가하면서 평균 부채비율이 2.5%포인트 올랐다.

이중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건설사는 12개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곳이나 늘면서 대형 건설사 중 절반 이상이 부채비율 200%를 넘겼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일 때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200%를 넘어가면 재무상태가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태영건설로 769.4%에 달한다.

태영건설(대표 최금락·최진국)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는 2023년 말 자본잠식 상태가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출자전환‧영구채 발행‧무상감자 등을 진행했다. 또 시행사에 출자한 지분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일부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 사업장을 청산했다. 이 외에 작년 8월에는 모기업인 TY홀딩스 계열사 에코비트를 IMM컨소시엄에 지부 100%를 남겼다. 같은해 11월에는 골프장,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매각도 성사하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실제로 이를 통해 완전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고 23년 말 1000%를 훌쩍 넘겼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700%대로 안정화됐다.

올해는 회계처리상 금융비용 증가로 인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감소로 이어져 부채비율이 전년 말 대비 49.1%포인트 상승했다. 일시적 손실이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종속회사들의 PF차입금의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부채비율이 648.6%로 두 번째로 높다. 올 들어 59.8%포인트나 올랐다.

금호건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악화로 인해 전체 사업 분야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재무지표 전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해 부채비율 상승 원인은 공사 현장의 선수금 증가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하락에 따른 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계속되는 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새로운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선보이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방 위주로 공급 중인 아테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

금호건설 측은 “선수금 증가에 따른 부채 상승이나 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에 따른 자본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금호건설 사업 전반의 재무 건전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 417.8%로 올 들어 61.3%포인트나 올라 가장 크게 상승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2년 만에 연간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이로 인해 자본총계는 줄고 부채는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가장 크게 올랐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은 올 1분기에 6개 분기 넘게 이어온 영업손실을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중장기적인 반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비주택 부문 비중을 늘려 오는 2030년부터는 풍력 사업과 상사 및 스포렉스에서 연간 600~700억 원 상당의 고정 현금 창출을 노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하는 과정 중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다음 분기보터는 안정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곳은 ▲HL디앤아이한라(대표 홍석화) ▲GS건설(대표 허윤홍) ▲SK에코플랜트(대표 김형근) ▲동부건설 ▲계룡건설산업(대표 오태식·윤길호) ▲현대엔지니어링(대표 주우정) ▲KCC건설(대표 정몽열·심광주) ▲한신공영(대표 최문규·전재식) ▲롯데건설(대표 박현철) 등 9곳이다.

10대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곳은 4곳이다.

부채비율이 낮아진 곳은 ▲동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포스코이앤씨(대표 정희민) ▲서희건설(대표 김팔수·김원철) 등 5곳이다. 가장 많이 낮아진 곳은 동부건설로 올 들어 25.6%포인트 줄었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곳은 서희건설뿐이다. 서희건설은 작년 말에도 58.2%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올해는 2%포인트 줄이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