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 "카드사 적격비용 규제 강화, 실적악화 초래"

2025-05-23     이은서 기자
카드사에 대한 적격비용 제도 규제 강화로 인해 카드사의 실적 악화와 소비자 후생이 저하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23일 오후에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적격비용 제도 규제 강화는 민간소비 부진과 소비자 후생 저하, 카드 신판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이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 비용, 일반관리 및 마케팅 비용 등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분석한 뒤 카드수수료율을 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

서 교수는 “2012년 적격비용 제도 도입 이후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부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실제 신용판매 부문 투하자본이익률(ROI)는 2012년 12%대에서 지난해 0.6% 수준까지 감소했다. 우대 수수료율 하락이 ROI 감소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대해 합리적 원가산정이라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지난 13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수수료율 인상이 없으며 우대 수수료율 적용대상인 영세·중소 가맹점 비중이 95%를 상회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카드수수료율 지속 인하가 고가의 내구재, 소비재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왔으며 카드사의 일시불 및 할부거래 위축을 통해 신용판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비용효율화를 위한 자금조달 다원화와 신용등급 개선, 카드비용 및 판관비 절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종자본증권 등 다양한 조달 수단을 활용해 비용절감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 ABS는 낮은 금리와 원화가치 평가절하로 조달비용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의 자본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신용등급 관리가 핵심”이라며 “실제 지난해 현대카드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상승하면서 5년물 카드채 금리는 3.4212%에서 3.344%로 0.08%포인트 인하됐다. 이러한 신용등급 제고로 현대카드는 3499억 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LCC(상업자표시카드)는 카드비용 중 모집비용,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라며 “현대카드는 PLCC를 통해 회원당 모집비용이 시행 초기인 지난 2018년 9만9000원에서 1년간 무려 23%를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 김상봉 교수 "애플페이 도입, 점유율은 확대·실적은 큰 도움 안돼"

한편 ‘페이 서비스의 유료화 확대에 따른 카드사의 비용 부담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애플페이는 점유율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용액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실적 변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대카드의 개인카드 이용액은 애플페이 도입 전과 비교해 도입 이후 약 1조5000억 원 증가했고 법인 카드 이용액은 약 9000억원 늘었지만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카드와 개인카드 이용액이 늘었지만 회귀분석(특정 변수로 인한 다른 변수의 변화를 확인하는 통계 기법) 결과 애플페이 도입과의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어  "애플페이 도입 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설치 비용 부담과 브랜드 수수료 부과 등이 카드사 수익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단말기 교체로 인해 필요한 비용은 최소 6000억 원, 애플페이 도입과 그에 따른 삼성페이 수수료 개시로 인한 비용은 1337억 원 수준으로 추정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애플페이 시장이 커지면 기존에 독점적 지위를 갖던 삼성페이도 수수료율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점점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