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IT)'써보니..] 아모레챗, 피부 고민에 AI가 답하다…제품 추천·리뷰 요약 '만족', 상담 깊이는 아쉬워

2025-05-27     이정민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개인화된 뷰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3일 오픈한 인공지능(이하 AI) 기반 고객 상담 챗봇서비스 ‘아모레챗’을 사용해 봤다. 핵심 체크포인트는 ‘개인 맞춤형 추천이 얼마나 정교하게 작동하느냐’였다.

아모레챗의 주요 기능은 ▲사용자의 뷰티 고민 상담 ▲필요한 제품 비교 및 추천 ▲아모레몰 내 제품 후기 요약 등이다. 모바일 기기 카메라로 제품을 촬영하면 해당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는 ‘촬영 기반 검색’ 기능도 탑재돼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수년간 축적해 온 방대한 화장품 및 고객 데이터를 최신 AI 모델과 결합해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몰 고객센터에서 ‘AI 챗봇 실시간 상담’ 아이콘을 누르니 ‘4050세대를 위한 생일 선물은?’, ‘추울 때 피부가 당기는 이유는 뭘까?’ 등 추천 질문이 먼저 제시되며 대화가 시작됐다. 기자는 다가올 기념일을 대비해 “4050세대를 위한 생일 선물은?”이라는 질문을 선택했다.

몇 초 만에 아모레챗은 “뛰어난 커버력과 자외선 차단 기능으로 피부를 깨끗하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블랙 헤라 쿠션 파운데이션”과 “입술을 촉촉하고 윤기 있게 만들어주는 라네즈 립 글로이밤” 등을 추천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추천이라는 점이 실제 사용 과정에서 체감됐다. 제품 추천 이후에는 관련 링크로 바로 이동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였다.

◆ 피부 고민에 AI가 답했다

실제 사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은 ‘피부 고민 상담’이었다. 기자가 “건성·민감성인 20대 여성이 사용하기 좋은 쿠션 제품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하자 아모레챗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뛰어난 제품”, “촉촉한 제형으로 건조한 피부에 적합한 제품”, “촉촉한 마무리감을 제공하는 쿠션” 등을 빠르게 제안했다.
 
▲건성·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제형의 제품을 추천해주는 모습.

쿠션 제품 특성상 제형과 마무리감이 중요한 만큼, 피부 타입에 적합한 키워드를 반영한 응답이 돋보였다.

반대로 “지성 피부에 맞는 쿠션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는 “유분을 조절하는 제품”, “산뜻한 사용감을 제공하는 제품”, “매트한 제형의 제품” 등을 추천해 같은 제품군 안에서도 피부 타입에 따라 전혀 다른 기준으로 제품을 선별해주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피부 관리법을 제안하는 모습.

제품 추천 외에 피부 관리법 제안에도 능숙했다. 다가오는 여름철을 대비해 “피부 열감 진정시키는 방법 알려줘”라고 입력하자 ▲쿨링 효과가 있는 젤 타입의 보습제 사용 및 수분 공급 ▲자외선 차단제 사용 ▲냉찜질과 온습포 활용 등 피부 관리법을 안내해 구체적인 조언도 빠르게 제시했다.

아모레챗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기능, 질감, 계절적 요소까지 반영한 답변을 제공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향후 정교함이 더해진다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리뷰 요약 기능, 실제 구매자 목소리를 한눈에

‘리뷰 요약’도 아모레챗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아모레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 후기에서 자주 언급된 키워드와 긍정적인 평가 포인트를 AI가 자동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특정 제품 리뷰를 요약해 제시하는 모습.

특정 제품에 대한 리뷰 요약을 요청하자 “피부에 자연스러운 광채와 촉촉한 마무리감을 제공한다는 후기가 많다”, “피부에 잘 밀착되고 들뜨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도 무너짐이 적다” 등 주요 내용이 요약된 코멘트가 제공됐다. 온라인몰에서 수백 개의 후기를 하나하나 열람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다만 모든 제품에 요약 기능이 적용된 것은 아니었다. 리뷰가 100개 이상 등록된 제품임에도 “후기가 충분하지 않다”며 요약 결과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기능 확대가 필요한 부분이다.

◆ 촬영 기반 제품 검색, ‘이건 뭐지?’ 싶을 때 유용

촬영 기반 검색 기능은 제품 패키지를 촬영하면 이름이나 정확한 정보를 몰라도 제품을 식별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뷰티 유튜버 영상이나 SNS에서 본 제품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가 보유한 헤라 섀도우 제품을 촬영해 업로드하자 아모레챗은 해당 제품이 아모레몰에 있는지 확인한 뒤 유사한 ‘헤라 아이 컬러 섀도우 팔레트’를 추천했다.

다만 해당 기능은 앱에서만 가능하며 모바일 웹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카메라 인식률이 완벽하진 않아 섀도우 제품을 찍었음에도 패키지 디자인이 유사한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 퍼프 등이 먼저 노출되는 사례도 있었다.

◆ 상담의 깊이는 아직 ‘기초 단계’…정교함이 과제

피부별 제품 추천이나 리뷰 요약 기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개인 맞춤 추천의 ‘깊이’는 아쉬움이 남았다. 예를 들어 “퍼스널컬러 봄 라이트에 어울리는 립 제품을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관련 제품명이 나열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색상명이나 호수 등 세부 정보까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제품 추천은 이뤄졌지만 상세 색상 및 호수 추천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

또한 피부 타입, 연령대, 선호 브랜드 등 사용자 정보를 사전에 입력해둘 수 있는 ‘개인 프로필’ 기능이 없어 추천 결과의 개인화 수준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사용자에 따라 맞춤형 경험의 만족도는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아모레챗은 국내 뷰티 업계에서 보기 드문 생성형 AI 챗봇 도입 사례다. 특히 화장품 추천, 리뷰 요약, 이미지 검색 등 뷰티 특화 기능을 집약한 AI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챗봇에 비해 피부 타입별 정교한 추천이 가능해졌고 리뷰 요약 기능도 실용적이었다. 그러나 색상·호수 등 세부 정보까지 안내하는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고객 응대를 넘어 브랜드몰의 디지털 경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향후 아모레퍼시픽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리뷰 요약 범위를 확대한다면 뷰티테크 서비스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