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민원평가-항공] '수수료' 불만 34% 최대...대한항공 민원 관리 최고점

2025-06-02     임규도 기자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은 총 민원 건수와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율, 민원처리율 등 3개 항목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다. 홈어플라이언스, 통신, 자동차, 유통 등 총 10개 부문 43개 업종 27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해 업종별·기업별 민원 현황과 주요 민원 동향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2024년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수수료'에 가장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국적 항공사 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4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민원 중 제주항공의 점유율이 21%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나항공이 20.6%로 2위에 올랐고 티웨이와 대한항공은 각각 14.8%, 12.7%로 뒤를 이었다. 진에어도 10.3%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민원 점유율을 기록했다. 에어부산(9.3%), 에어서울(6.9%), 이스타항공(4.5%)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6조1166억 원으로 8개사 전체 매출의 50% 이상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도 불구하고 민원 점유율은 12.7%에 불과해 민원 관리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2025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을 수상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매출(7조592억 원) 규모에 비해 민원 발생이 높지 않아 민원 관리가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티웨이(1조5373억 원, 5.2%)와 진에어(1조4613억 원, 4.9%), 에어부산(1조68억 원, 3.4%)은 규모에 비해 민원 점유율이 두 배 이상으로 개선이 필요했다. 특히 제주항공(1조9358억 원)과 이스타항공(4612억 원)은 실적 점유율에 비해 민원점유율이 3배 높아 개선이 시급했다. 에어서울도 매출이 3269억 원(1.1%)으로 8개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데 비해 민원 점유율(6.9%)이 높아 민원 평가에서 가장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항공권 ▷수수료에 33.7%의 가장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항공권 예약 취소나 변경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항공사 무료 취소 기준이 예약한 시각 기준 24시간 이후 까지거나 결제 당일까지 등 항공사마다 상이해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또 태풍, 지진 등으로 여행을 포기한 소비자들이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놓고 업체와 갈등을 빚었다.
 

고객센터 민원이 포함된 ▷서비스가 21%로 뒤를 이었다. 항공권 변경 및 취소 등을 위해 고객센터 연결을 시도했지만 쉽게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기내 승무원 응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불쾌함을 토로하는 소비자 민원도 상당수 제기됐다. 여행 중 다리를 다친 소비자가 부은 다리를 뻗을 공간을 요구했다가 승무원으로부터 “기내 좌석 추가는 불가하다”며 차가운 응대를 받았다는 민원이 눈에 띄었다.

▷항공권(18.2%)은 마일리지에 관한 내용으로 아시아나항공이 타 항공사에 비해 민원 비중이 높았다. 적립된 마일리지 사용과 관련된 불만도 잇따랐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한정적이고 상품 수량마저 품절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마일리지로 구입한 바우처의 유효기간이 짧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매하고 싶어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연·결항·변경 관련 민원도 17.9%에 달했다. 폭우, 폭설, 강풍 등 자연재해로 항공편이 제때 운항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련 민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항공기 정비 및 결함으로 인한 지연도 민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안전 등 피치 못할 사정을 이유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으나 소비자들은 항공사의 다른 사정이 있을 거라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하물은 전체 민원 유형 중 8.9%를 차지했다. 위탁 수하물을 맡겼는데 캐리어 전면이 갈가리 찢겨지고 바퀴가 빠지는 등 사고가 대부분이다. 자전거, 골프채 등 스포츠장비를 수하물로 보냈다가 파손돼 보상을 놓고 갈등을 겪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파손된 수하물에 대해 보상을 접수하기 위해 메일로 사진을 보냈다가 도착장에서 찍은 사진이 아니라며 보상을 거절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하물이 분실되는 경우도 꾸준히 발생했다. 뒤늦게 찾아 돌려받긴 했으나 여행 내내 물품이 없어 불편을 겪으면서 소비자 원성을 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