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필리핀 가정 넘어 외식시장에서도 ‘진로’ 붐...‘힙한 소주’ 마케팅 박차

2025-05-28     송민규 기자
필리핀의 외식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소주가 시장 공략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높아진 K-문화의 인기에 진로 소주를 판매하는 현지 한식 프랜차이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문화현상이 될 조짐도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차근차근 가정시장을 공략함에 따라 소비도 교민 위주에서 현지인 위주로 재편됐는데, 가정시장에서 현지인들의 진로의 소비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외식시장에도 소주의 존재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에서는 소매시장에서 주류를 구입한 뒤 일종의 구멍가게인 ‘사리사리’에서 일정 이윤을 붙어 재판매하거나 외식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퓨어골드나 S&R에서 주류를 사다가 외식점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외식시장에서 진로 소주에 대한 수요가 받쳐준다면 점주들이 현지 마트에 가서 소주를 구입해 구비해 둘 수 있는 구조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로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 7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 한식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는 진로와 함께 식사를 즐기는 현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삽겹살라맛을 찾은 현지인들. 왼쪽부터 안드레이(29·남), 안나(26·여), 티안(24·남)씨. (사진 = 공동취재단)
삼겹살라맛을 찾은 안드레이, 안나, 티안 씨를 23일 만났다.

안나 씨는 “가족이 모이거나 생일에 소주를 마신다”며 “맥주보다는 소주가 단맛이 나 음식과는 소주를 더 즐겨마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리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인 망고맛 소주가 있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공동체·가족 중심적이고 관계 지향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다는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필리핀의 문화를 접목시켜야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음주문화 가운데 하나인 타가이는 한 개의 잔을 여러사람이 돌려 마시는 필리핀 전통의 단체 음주 방식인데, 진로는 저도수에 부드러운 맛이라 부담없이 마시기 적합한 제품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필리핀의 대표 음주 문화인 푸루탄(안주와 곁들이는 음주), 비디오케(노래방과 음주의 결합)와도 잘 어우러지면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현지인 기호에 맞춰 탄산음료, 커피, 맥주 등과 소주를 혼합해 즐기는 ‘팀플라도(Timplado)’ 칵테일 방식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2024년과 2025년에 필리핀 현지 커피 브랜드 ‘but first coffee’, ‘wideye’와의 협업을 통해 일반 소주 기반의 새로운 음용 레시피를 선보였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하이트진로는 ‘친근하고 재밌는 술’이라는 진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참여형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대학생 대상 오프라인 행사 ‘Jinro Night’와 K-콘텐츠 팬 이벤트, 미식 행사 ‘MEGA BALL’ 후원 등 다양한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현지 문화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팀플라도 레시피 소개, 숏폼 영상, 밈(meme) 콘텐츠 등 SNS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로 MZ 세대와의 소통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감성 측면에서도 진로는 ‘힙한 소주’로의 포지셔닝을 이어가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DBTK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한정판 굿즈와 SNS 캠페인은 진로를 젊고 세련된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병 컬러와 라벨 디자인을 활용한 K-컬처 감성도 브랜드 선호도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