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 둔화, 가격 경쟁력 고민

2025-05-30     박인철 기자
알뜰폰시장 진출 2년 반만에 가입자 30만 명을 달성했던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모바일'이 최근 2년간 가입자를 불과 3만 명 밖에 늘리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리브모바일은 저렴한 은행-통신 결합상품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쟁사인 통신3사 자회사들이 저가 요금제 출시로 맞대응하면서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리브모바일 누적 가입자 수는 약 43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이었던 2024년 4월 말에 비해 고작 1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2023년 4월 40만 명에 진입한 뒤 40만 명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리브모바일은 6개월 만이었던 이듬해 4월 누적 가입자 수 5만 명을 돌파했고, 1년 뒤엔 10만 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2022년 4월에는 1년새 가입자를 20만 명이나 늘리며 30만 명 고지에 안착했다.

2021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2년간 가입자수가 30만 명이나 늘었다가 그로부터 2년 뒤인 올해 4월까지는 가입자수가 고작 3만 명(7.5%) 늘어나는데 그쳤다.

최근 2년간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사물인터넷 회선 제외)가 779만 명에서 976만 명으로 197만 명, 비율로는 25.3%나 순증한 것에 비해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같은 기간 리브모바일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5.1%에서 4.4%로 0.7%포인트 떨어졌다. 리브모바일은 현재 업계 6위권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브모바일 신규 가입자 수가 급감한 원인으로 알뜰폰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꼽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은행과 통신 서비스의 결합으로 기존 알뜰폰 사업자보다 낮은 가격대를 책정하며 경쟁력을 갖췄지만 현재는 리브모바일과 경쟁업체 간 요금제 편차가 크지 않다. 

실제로 5G 30GB 요금제를 기준으로 리브모바일 5G 무제한 30GB+(KT망)은 월 3만8000원으로 동일 조건의 알뜰폰 1위 사업자 KT엠모바일(월 3만6700원)보다 월 1300원더 비싸다. 더욱이 KB국민은행 스타클럽 VIP 고객인 경우에 해당하는 할인금액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에는 금융-통신 연계 상품으로 수요가 몰렸지만 현재는 많이 소진됐다고 본다"면서 "알뜰폰도 요금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리브모바일은 출범 후 시간이 많이 지나 예전처럼 가입자를 많이 끌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도 리브모바일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지난해 연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신3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상태다. 

현재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그룹을 포함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회사들의 점유율을 51%로 추정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통신3사 자회사 뿐만 아니라 은행 알뜰폰 브랜드도 제한적인 성장이 불가피하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지만 리브모바일은 장점인 금융과 통신의 데이터를 통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혜택도 늘려가고 있다. 이달부터 KB스타뱅킹 이벤트 등을 통해 적립되는 ‘스타포인트’로도 KB리브모바일 통신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했고 다음달 31일까지 ‘포인트리 통신비 결제’ 페이백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KT/LG U+망 기본료 1만 원 이상 요금제를 신규 개통한 성인이라면 최대 5000원 한도의 페이백이 가능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유심 판매에 나서며 비대면 개통 채널 역시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리브모바일은 포인트리 요금 결제와 같은 은행 연계 혜택이 만족도가 높다"면서 "금융과 연계한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