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미청구공사액 5조 원 돌파, SK에코플랜트 32% 증가...대우건설·DL이앤씨는 줄어
2025-05-30 이설희 기자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건설부문 재무지표가 구분되지 않은 삼성물산(건설부문 대표 오세철)을 제외한 9개사의 3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5조897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7.8%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든 곳은 대우건설(대표 김보현)과 DL이앤씨(대표 박상신) 2개사 뿐이다.
미청구공사액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 자산이다. 발주처로부터 받을 예정인 미수금으로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남은 미청구공사액이 모두 손실이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3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대표 이한우)이다. 현대건설 미청구공사액은 5조1196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3%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이 다른 건설사보다 큰 이유는 대형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액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사업장이 8곳이나 된다.
이중 6곳이 해외 대형 사업장이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1774억 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1671억 원)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1609억 원) ▲베트남 꽝짝1 1400MW 화력발전소(3493억 원) ▲싱가폴 남북도로 신설 및 확장(1098억 원) ▲싱가폴 테콩섬 매립공사 2단계(1592억 원)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국내에선 ▲힐스테이트 더 운정(1554억 원)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테라스(1098억 원) 등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미청구공사액이 나왔다.
현대건설은 “매출액 증가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며 “대형 현장의 대금 회수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해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대표 김형근)는 미청구공사액이 1조2197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2.6%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1000억 원 이상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한 곳 가운데 ▲UAE M 프로젝트(1127억 원) 등 1곳이 해외 사업장이다. 국내에서는 ▲드파인 광안(1285억 원) ▲SK하이닉스 M15 Ph3 프로젝트(1710억 원)에서 1000억 원 이상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다만 SK하이닉스 프로젝트는 발주처가 관련 계열사인 만큼 무리 없이 미청구공사액을 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하이닉스 공장 프로젝트의 기성청구 방식에 따른 청구시점 차이로 일시적으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했지만 기성 수금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소될 예정”이라며 “매출액 대비 과다한 수준은 아니라 큰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대표 주우정)도 미청구공사액이 21.5% 증가하면서 1조3472억 원을 기록했다.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프로젝트(1318억 원) ▲미국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2047억 원)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1000억 원 이상 발생했다. 두 곳 모두 공사가 99% 진행돼 준공을 앞둔 상황인 만큼 조만간 금액 정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의 올 3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조174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9% 감소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