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KB·하나·메리츠·키움·대신증권, 예탁금이용료율 소액 구간 올리고 고액은 낮춰
2025-06-04 이철호 기자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이 예탁금이용료율을 소액 구간에서 인상하고 그 이상 구간은 인하키로 했다.
KB증권은 지난 5월 30일 100만 원 미만 고객예탁금이용료율을 0.05%에서 0.1%로 인상하는 대신 100만 원 이상 구간은 1.05%에서 1.0%로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6월 30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지난 1월 2일부터 하나증권이 100만 원 미만 예탁금이용료율을 연 1.05%에서 2.0%로 높이고 100만 원 초과 구간에서는 1.05%에서 0.75%로 낮췄다.
이후 4월에는 대신증권이 100만 원 미만 예탁금이용료율을 0.3%에서 1.0%로 인상하고 100만 원 초과 구간은 1.0%에서 0.75%로 인하했다.
NH투자증권은 100만 원 미만 구간은 0.6%에서 1.0%로 인상하는 대신 1000만 원 초과 구간은 1.0%에서 0.8%로 인하했다. 키움증권도 100만 원 미만 구간은 0.1~1.05%에서 2.0%로 올리고 100만 원 초과 구간은 1.05%에서 0.75%로 낮췄다.
메리츠증권은 5월 7일부터 100만 원 미만 예탁금이용료율을 1.0%에서 1.5%로 인상하고 100만 원 이상 구간은 1.0%에서 0.6%로 인하했다.
예탁금이용료율의 변동은 기준금리의 인하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맡긴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위탁해 운용 수익을 얻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예탁금 운용에 활용되는 MMF(머니마켓펀드), 국공채 등의 안전자산 수익률이 낮아지며 운용 수익률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국내 39개 증권사(외국계 제외)의 투자자예탁금 별도예치 운용수익률은 평균 3.22%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해 3분기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시중금리 하락으로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운용 수익률도 낮아져 예탁금이용료율 인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금리인하기에도 증권사들이 고액 구간에서 예탁금이용료율을 낮추는 대신 소액 구간의 이용료율을 인상하는 것은 투자자 유치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스피가 5월 29일 9개월 만에 2700선에 진입하는 등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예치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개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소액 구간 예탁금이용료율을 인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액수가 큰 금액은 주로 단기투자상품에 맡기기 때문에 예탁계좌 금액은 소액인 경우가 많다"며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소액 구간에서의 이용료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