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건 중 11.5건 준수…전자·물산 13건 '최다', 삼성전기 유일하게 감소

2025-06-04     선다혜 기자
삼성그룹 상장사들이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중 평균 11.5건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대표 전영현), 삼성물산(대표 오세철)은 13개로 준수 건수가 가장 많았다. 삼성전기(대표 장덕현)는 유일하게 준수 건수가 감소했다.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과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모든 계열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 17곳 가운데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공시한 계열사는 11곳이고 15개 항목 중 평균 11.5건을 준수했다. 전년 11.3건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준수 건수가 13개로 가장 많다. 삼성전기는 전년에 비해 1건 줄어 12건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 림)와 에스원(대표 남궁범)도 12건을 준수했다.
삼성SDI(대표 최주선), 삼성중공업(대표 최성안), 삼성SDS(대표 이준희), 호텔신라(대표 이부진), 삼성E&A(대표 남궁홍) 등도 11건으로 뒤이었다. 호텔신라는 준수 건수가 가장 많이 늘었고 삼성중공업도 1건 증가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운영 안정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에는 미배당을 결정했고,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향후 사업이 안정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면 배당 재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분기 경영진이나 감사의 대상인 경리팀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감사위원회 위원들과 외부감사인이 감사 관련 주요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며 “감사일정, 감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슈, 핵심 감사항목의 진행 경과 및 후속 사건, 감사인의 독립성 등을 외부감사인과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제일기획(대표 김종현)은 10건으로 준수 건수가 가장 적다.

삼성전기는 그룹 내 상장사 중 유일하게 준수 건수가 줄었다. 지난해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를 2023년과 달리 지키지 않았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공시 권고 기준인 주주총회일 4주 전까지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라는 요구사항을 지켜왔다”면서 “다만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안건 검토와 내부 일정 조율이 예상보다 늦어져, 부득이하게 권고 기준일이 아닌 28일 전 이사회 결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과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모든 계열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7년부터 3년 단위로 주주환원 정책을 이사회에서 결정해 공시하며 연간 9조8000억 원 규모의 정규 배당을 분기마다 동일한 금액으로 지급해왔다“고 설명했다. 배당 기준일 이전에 공식적으로 배당액이 확정되지는 않지만 주주들이 실질적으로는 배당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배당 기준일을 배당액 확정 이후로 정하도록 하는 정관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이 부분에 대한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소수주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상장사가 여전히 도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를 준수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3곳이다. 삼성물산은 2023년 정병석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 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신제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기는 최종구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