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현금 전환, 삼성·신한카드 일사천리 진행되는데...현대·롯데카드는 절차 복잡, 왜?
타 사와 다른 비용 구조, 운용 주체 달라서
2025-06-05 이은서 기자
현대카드는 카드 포인트 적립 시 가맹점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타사와 다른 비용 구조를 적용해 전환 과정이 복잡하다고 해명했다. 롯데카드는 L포인트 운용 주체가 롯데멤버스이므로 제휴 계열사에서 제공한 포인트의 경우 현금화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BC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마다 적립된 포인트는 ‘카드 포인트 계좌입금 서비스’를 통해 한 번에 조회 및 지정된 계좌로 현금 전환을 할 수 있다.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계좌입금 서비스는 2021년 1월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 금융결제원 등이 협업해 출시했다. 기존에 각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하려면 개별 카드사마다 앱을 설치하고 일일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방식과 달리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카드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하고 현금화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중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현금 전환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카드는 ‘M포인트’를 자사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전용 가상화폐인 'H코인'으로 전환한 뒤에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현대카드 측은 다른 카드사와 포인트 적립 시 발생하는 비용 분담 구조가 달라 현금 전환 절차도 다르다는 입장이다.
국내 카드사 대부분 포인트 적립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카드사와 가맹점이 5대 5 비율로 부담하지만 M포인트 적립 비용은 현대카드 측이 모두 부담한다. 추후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한 시점에 해당 사용처에서 일부 비용을 책임지는 식이다. 고객들이 포인트를 사용하는 가맹점은 주로 대형 브랜드 가맹점에 쏠려 있어 영세·중소 가맹점의 부담을 덜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도 비용 절감을 위해 포인트 현금화 시 1포인트를 1원으로 인정하는 타사와 달리 1.5포인트를 1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경우 현금화보다는 M포인트를 제휴사에서 사용하는 고객이 더 많다”라며 “M포인트는 주유, 외식, 쇼핑, 영화관뿐만 아니라 대학 등록금, 보험금 납부 등 대부분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사용처가 많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L포인트는 제휴 계열사가 제공한 포인트까지 합산해 적립된다. 이 중 '카드 포인트 계좌입금 서비스'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건 롯데카드 이용으로 적립된 부분에 한정된다. 이 구조를 인지하지 못할 경우 카드사 앱에 표시된 전체 포인트와 '카드 포인트 계좌입금 서비스'에 등록되는 금액이 달라 전액을 현금화할 수 없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렇게 롯데카드가 제공한 포인트에 한정해 현금화가 가능한 이유는 L포인트의 발행 및 관리사가 2015년 롯데카드에서 분사된 롯데멤버스이기 때문이다. 롯데몰, 세븐일레븐 등 제휴 계열사가 제공하는 포인트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대한한공 마일리지 등 기타 제휴사의 마일리지로 전환이 가능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멤버스에서 L포인트를 관리하고 있어서 실제 L포인트 중 롯데카드가 제공한 포인트만 현금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각 카드사별 전략에 따라 포인트 정책이 달라 ‘카드 포인트 계좌입금 서비스’가 있더라도 현금 전환 방식을 완전히 통합하긴 어렵다고 입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포인트 정책도 제각각이다. 협회의 계좌입금 서비스는 2021년 비교적 늦게 도입돼 시스템을 곧바로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 입장에서 전환 과정이 다소 번거로운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