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약사 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8.9건 이행...유한양행·대웅제약·GC녹십자 順 준수율 높아
2025-06-05 정현철 기자
10대 제약사는 공통적으로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제약사 중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공시한 곳은 8곳이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과 동국제약(대표 송준호)은 코스닥 상장사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한양행은 준수 건수는 12건으로 제약사 중 가장 많았다. 유한양행이 준수하지 않은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 등은 다른 제약사도 준수하지 못한 항목이다.
다만 유한양행은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에 대해 올해 3월부터 정관에 반영했으며 내년 정기 주주총회서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웅제약이 11건 준수해 뒤를 이었다. 위 세 항목에 더해 ‘내부감사기구에 회계전문가 존재 여부’를 충족하지 못했는데 기구 내 이건행 감사는 법무법인 에이펙스 부대표로 해당 업무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나 재무·회계 전문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전년 대비 준수 항목이나 건수 변화는 없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각 10건씩 준수해 2건 늘었다. 개선된 항목으로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해 배당정책을 주주들에게 통지하면서 ‘배당 정책 및 실시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를 준수했다.
이어 GC녹십자는 지난해 3월부터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면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을 준수했다. 감사위 업무 지원 조직도 내부 감사부서 Compliance실 윤리경영팀을 산하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독립성을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항목을 준수했다.
광동제약(대표 최성원), 보령(대표 김정균), 종근당(대표 김영주),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 등 4곳은 준수 건수가 평균인 8.9건에 미치지 못했다. 광동제약과 보령은 각 1건씩 상승한 8건을 준수했다. 종근당은 6건으로 건수나 준수 항목 변화는 없었다.
JW중외제약은 6건으로 2건 늘었다.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 아님을 준수했으나, 정기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2주 전에 해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함은경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이 논의됐다.
모든 제약사가 준수하지 못한 항목 중 ‘배당관련 예측가능성’에 대해서 유한양행 외에도 GC녹십자, 한미약품, JW중외제약이 정관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고 있었다. 한미약품은 컨퍼런스 콜이나 IR미팅, 개별 주주문의 시 안내한다는 입장이다.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은 시행 일정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항목에 대해선 모든 제약사가 사외이사 여부보다 의사결정상 신속 효율을 더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었다. 이에 대표이사 내지 기타비상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두고 있었다.
‘집중투표제’ 이사 선임 과정에서 후보에 대한 정보 제공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소액주주 의견도 충실히 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집중투표제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한 후보자에게 몰아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대주주의 권한을 분산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상장사 집중투표제 활성화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및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집중투표제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 적극 제도 도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