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생명 등 보장성보험 신계약건수 늘었는데 신계약금액은 되레 감소, 이유는?
2025-06-11 서현진 기자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이 제3보험 건강성보험으로 바뀌면서 건당 보험료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산 기준 10대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건수는 302만789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하지만 신계약금액은 14.9% 줄어든 41조2313억 원을 기록했다.
보장성보험 신계약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생명이다. 농협생명의 1분기 신계약금액은 9조391억 원으로 6.6% 늘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초 보장성 신상품이 긍정적 결과를 얻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농협생명 다음으로 삼성생명의 신계약금액이 많았다. 삼성생명은 전년 대비 11.4% 감소한 5조7949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1위 사업자인 삼성생명의 경우 생보사 중 신계약건수가 가장 많이 늘었으나 신계약금액은 오히려 줄어든 추세다.
대형 생보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신계약금액은 각각 30.8%, 31.4% 줄었다. 한화생명 역시 신계약건수가 전년 대비 늘었으나 신계약금액 감소액은 1조8061억 원에 달했다. 교보생명은 신계약건수와 신계약금액 모두 줄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신계약건수 및 신계약금액으로 보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실적 흐름은 성장세에 있다"며 "앞으로도 균형 잡힌 고객 보장을 돕기 위해 가족,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신한라이프도 신계약건수는 늘고 금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신계약건수는 소폭 늘었으며 신계약금액은 전년 대비 29.1% 감소한 3조4682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각 상품마다 보험료가 다르기 때문에 건수보단 금액이 더 중요한데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신계약금액이 줄고 있다"며 "현재 업계 자체가 보장성보험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서 총량이 줄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동양생명과 흥국생명도 신계약금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보험업계는 주력 상품이 보장성보험으로 바뀌며 신계약건수는 늘고 신계약금액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생보사들은 종신보험을 주력했고 이러한 상품은 계약 1건당 몇백만 원 수준"이라며 "그러나 현재 보험사들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건강, 암, 뇌·심장 상품인데 이 상품들은 1건당 최대 10만 원씩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한 가정에 종신보험 1건을 팔아 오기는 쉽지 않으나 건강, 암보험은 한 가정에 3건씩 팔게 되면 신계약건수는 늘어나지만 신계약금액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당국의 환급률 경쟁 자제 권고로 인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단기납 종신 판매가 활황이었으나 올해는 그 물량이 빠진 영향이 미쳤을 것이다"라며 "지난해 금융당국이 보험사들 환급률 경쟁에 자제 권고를 내리며 답기납 종신 판매가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보험업계의 과당경쟁의 주 원인으로 꼽히던 단기납 종신보험 최대 환급률을 130% 미만으로 제한했다. 또한 보험사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어 단기실적에 매몰돼 출혈경쟁을 벌이는 사태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