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냉장고·세탁기도 50% 철강관세 부과...삼성·LG전자 "대응 로드맵 준비 완료"

2025-06-13     정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말부터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응 로드맵이 수립돼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공고문을 통해 오는 23일부터 철강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대상은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등의 제품군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는 관세 영향 분석과 대응 방안 검토에 나섰다.

국내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부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품목들은 한국과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 제조돼 수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번 관세 강화로 인한 직접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은 철강 비중이 큰 제품군인 만큼 이번 관세 강화는 제조원가 상승과 함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제조 원가 개선, 판가 인상 등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돼 있다"고 언급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4월 서울대 특별 강연에 참석해 "관세 인상 폭이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미국향 가전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테네시 공장으로 점진적으로 이전함으로써 미국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 수준까지 현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스윙 생산 체제'를 통해 지역별 관세에 맞춘 유연한 생산 조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측 관계자는 "앞서 언급했던 대로 미국 관세에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이번 관세 정책 발표에 대한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