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디 올 뉴 넥쏘', 주행 성능 개선되고 편의사양 대폭 강화...수소 충전인프라는 아직 부족

2025-06-23     신성호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2018년 출시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수소차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돼 온 주행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자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디 올 뉴 넥쏘 시승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서 인천 영종도 소재 카페까지 왕복 약 100km 코스를 주행했다.
 

디 올 뉴 넥쏘는 외관부터 1세대 모델과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전작이 유선형의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했다면 신형은 직선을 살려 단단하고 강인한 모습이다.

전면 주간주행등과 리어 콤비램프는 정사각형 네 개가 연결된 특이한 형태인데, 현대차의 수소 비즈니스 브랜드 HTWO의 심벌을 형상화했다.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소폭 커졌다. 전장 4750mm, 전폭 1865mm, 전고 1640, 휠베이스 2790mm다. 뒷바퀴 중심에서 차체 마지막 부분까지의 길이가 약 80mm 정도 늘면서 적재용량도 510L로 커졌다.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외관과 달리 따뜻한 감성을 강조했다. 시트는 바이오 프로세스 천연가죽을 사용해 포근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는 하나로 통합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공조장치는 모니터 하단에 터치패널로 간결하게 구성됐으며 변속기는 스티어링 컬럼에 부착된 컬럼형을 채택해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수납공간이 늘어났다.

사이드 미러와 룸미러는 디지털 방식이다. 사이드 미러 모니터가 다른 현대차 차종에 비해 운전석과 조금 더 가깝다. 처음엔 모니터의 위치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으나 적응하고 나니 고개를 많이 돌리지 않아도 돼 편리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디 올 뉴 넥쏘 실내 디자인,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드 미러, 컬럼형 변속기 레버

레저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실용 사양도 강화됐다. 실내와 실내에 V2L 기능을 하나씩 탑재해 220V 전원을 별도 어댑터 없이 공급할 수 있다. 1열과 2열 모두 USB-C 포트를 넉넉하게 두 개씩 배치해 충전 편의성도 높였다.

2열 거주성은 패밀리카로서 부족함이 없는 정도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레그룸은 여유 있었고 헤드룸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2열 리클라이닝 각도는 이전 모델보다 커져 장거리 이동 시에도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다만 2열 시트 각도 조절은 수동 방식이어서 전동식을 채택한 일부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열 실내, 적재공간, 외부 V2L, 내부 V2L

정차 상태에서 출발할 때의 응답성은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즉각적이다. 특히 이번 모델은 가속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최고출력 150kW, 최대토크 350Nm의 성능을 갖췄고 시속 0km에서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7.8초로 이전 세대보다 약 1.7초 빨라졌다.

실제 주행에서도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시속 100km까지 거침없이 도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이상에서는 힘이 조금 달리는 느낌이 있었으나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자 가속 응답성이 체감될 정도로 좋아졌다.

승차감은 전기차와 유사하지만 보다 안정적이다. 전기차처럼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박진감은 덜했지만 고속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이 유지됐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능과 개선된 소음기 및 흠읍제 덕분에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적은 편이다.

출발지에서 기착지까지 약 50km를 달렸을 때 연비는 88.3km/kg로 측정됐다. 복합 공인연비 104.7~107.6km/kg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여러 드라이브 모드를 오가며 주행성능을 테스트한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디 올 뉴 넥쏘의 연료탱크 용량은 6.69kgH2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720km에 달한다. 충전 시간이 약 5분으로 짧지만 전국 수소 충전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은 일부 지역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소충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경로를 안내하는 ‘루트 플래너’ 기능을 추가했다. 이번 시승에서 체험해보진 않았지만 운전자의 불편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착지에 도열해 있는 디 올 뉴 넥쏘 차량들
디 올 뉴 넥쏘 판매가는 세제혜택 적용 기준 △익스클루시브 7644만 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7928만 원 △프레스티지 8345만 원이다.

정부 보조금 2250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 700~1500만 원가량을 모두 지원받을 경우 실구매가는 3894만 원부터 시작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