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DSR 시행 앞두고 은행들 가계대출 수요조절 분주...국민·우리 ‘조건 강화’ 하나·기업 ‘수요 흡수’
2025-06-23 박인철 기자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 원으로 전월 748조812억 원보다 0.8%(3조9937억 원) 증가했다.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일 평균 2102억 원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105억 원 이후 가장 빠른 증가속도다.
금융당국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취급 실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형 은행들은 가계대출 조건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25일부터 대출모집인 주담대를 제한한다. 대출 상담이 급증하면서 수도권 추가 모집을 한시적으로 제한한 것이다. 비수도권이나 영업점,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접수는 기존처럼 진행한다.
앞서 농협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는데 5대 은행 가운데 2개 은행이 수요 조절에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17%포인트 인상했다 3.7%에서 3.87%로 올리면서 대면, 비대면 모두 같은 금리로 맞춰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건을 자주 바꾸면 시장에 혼돈을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현재로선 추가 변동 계획은 없다”면서 “가계 대출이 무리하게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안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변동금리형과 주기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증가하는 대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대출 접근성을 높인 곳도 있다.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한도를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나원큐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확대했다. IBK기업은행은 영업점장 금리감면권을 확대해 대면 주담대 금리와 비대면 전세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인하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위해 한시적으로 감액됐던 대출한도를 원복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에 앞서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인 조건 변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연간 대출 총량 관리 목표 현황이 다르면서 가계대출 수요에 대한 대응 전략도 차이가 있다.
다만 은행마다 대출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금융당국이 이른 시일 내 범정부 차원의 가계대출 종합 대책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