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자산운용 미국 ETF 신상품 쏟아낼 때 미래에셋은 중국 정조준

2025-06-27     이철호 기자
올해 출시된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이 미국에 편중됐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준용)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신상품을 선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자산운용(대표 김우석)과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이 올해 미국투자형 ETF를 각기 8종씩 선보는 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중국 상품을 4건이나 출시하며 미국보다 더 공을 들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동안 해외 ETF 시장이 미국 쏠림 현상이 많아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최근 중국 기업을 담은 해외 ETF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산운용사 ETF 신상품 77종 중에서 해외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형 ETF 상품은 54종으로 그 비중은 70.1%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ETF 상품 중 해외투자형이 38종으로 비중은 52.8%를 기록한 점에서 올해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16종 늘었고 비중도 17.3%포인트 상승했다. 해외투자형 ETF로 상품 출시가 집중된 셈이다. 
 

다수 자산운용사들은 해외투자형 ETF 대부분 미국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순자산 기준 ETF 시장 1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은 상반기에 선보인 ETF 신상품 12종 중에서 8종이 미국투자형 ETF였고 중국투자형이 2종이었다.

KB자산운용도 ETF 신상품 10종 중에서 8종,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은 6종 중에서 3종,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도 4종 중에서 3종이 미국투자형 ETF였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과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 따라 미국 관련 ETF를 위주로 선보였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이 해외 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도 풍부하기에 아직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높다"며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도와 수요에 맞춰 ETF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신상품 10종 중에서 중국투자형 ETF가 4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투자형과 국내투자형이 각각 3종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투자형 ETF에 집중하는 경쟁사와는 다른 행보다. 

지난해는 중국투자형 ETF 상품을 하나도 출시하지 않은 것과 달리 올해는 샤오미·텐센트·바이두·알리바바·BYD 등 중국 테크·AI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여기에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방침이 ETF 신상품 출시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중국 기술주가 좋은 실적에도 저평가돼 있다는 박 회장의 판단 아래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은 전반적인 산업기술력이 올라오면서 내수경기 부진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특정 산업군으로 초점을 맞춘 상품을 위주로 중국 관련 ETF를 재정비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해외 시장을 둘러본 뒤 중국 시장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ETF 신상품 출시에도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국내·중국 등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중국 관련 ETF를 새로 선보인 것"이라며 "딥시크 이후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중국 종목을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