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전자 고객센터 전화 연결은 '하늘의 별따기'…챗봇 상담도 수백명씩 대기

2025-06-30     정은영 기자
# 서울 도봉구에 사는 유 모(여)씨는 지난해 구입한 신일전자 선풍기가 고장나 수리를 맡겼지만 한 달째 수리 진행 상황을 알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유 씨는 "수리를 맡긴 후 세 번이나 A서비스센터에 방문했는데 부품이 없어 완료되지 않았다고 해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유 씨는 신일전자의 A서비스센터와 AS 대표번호로 수십 통씩 전화를 걸었으나 전부 받지 않았다. 유 씨는 "신일전자 홈페이지에 민원 상담할 곳도 없고 카카오톡 챗봇으로도 상담 연결이 안 된다. 전화도 안 받고 팩스도 응답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취재가 시작된 후 신일전자 측은 바로 수리를 완료해 유 씨에게 제품을 전달했다.

# 경기도에 사는 김 모(여)씨는 신일전자 선풍기가 고장나 고객센터에 연락했으나 '챗봇상담'을 권하거나 '대기자가 많다'는 녹음만 반복되다 끊어지기 일쑤라며 기막혀했다. 김 씨는 "신일 선풍기가 유명해 구매했는데 도통 AS를 받기 어렵다"며 "서비스를 안하려는건지 연락을 받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 대구시 북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고장난 선풍기를 수리하기 위해 대구 지역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수십 통 했으나 안 받더라. 본사 고객센터로도 여러 번 전화했는데 대기 고객이 몇 명 남았는지 안내 멘트만 듣다 끝났다"고 토로했다.

신일전자 고객센터나 일부 서비스센터와 전화 연결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신일전자가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여름 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특성상 최근 AS 수요가 몰리면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신일전자에서는 모든 접수 건은 순차적으로 처리하며 인력 보강이나 주말 근무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일전자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로 상담 신청 후 대기 중 오후 6시가 지나자 상담이 자동 종료됐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26일 고객센터 및 서비스센터에 10여통의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카카오톡 챗봇으로도 연결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고객센터는 '챗봇상담'을 권하거나 '통화량이 많아 대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등 녹음된 멘트가 5분가량 반복되다가 끊어지곤 했다. 일부 지역 담당 서비스센터로도 직접 연락해봤으나 10분 이상 통화중이었다. 챗봇에 오후 2시경 문의를 접수하자 대기 인원이 198명이라는 안내를 받았으나, 오후 6시가 지나자 자동으로 상담이 취소됐다.

신일전자 측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성수기와 계절적 요인으로 고객 문의 및 서비스 접수 건수가 급증하면서 대기 건이 증가했고, 제품 점검부터 수리 완료까지 전반적인 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부 신제품의 경우 점검 결과에 따라 교체 부품 확보가 필요한데 해당 부품 확보에 시간이 소요돼 처리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신일전자는 담당자는 "이같은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신일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강화 △긴급 요청 우선 처리 △인력 보강 및 주말 근무 확대를 통해 연속 대응 체계 구축 △지연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 안내 및 후속 조치 등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면밀히 점검하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