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 '세닉 E-Tech', 차량 화재 안전시스템·정숙 주행 돋보여...차박용으로는 '글쎄'
2025-06-30 임규도 기자
지난 26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 서종면까지 약 40km 코스를 주행해봤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다. 재활용 유리를 50% 사용한 1.65m²에 달하는 넓은 면적의 글라스 루프는 전체 혹은 앞뒤 좌석 구간별 투명도를 4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은 AmpR Medium 플랫폼과 평평한 바닥 설계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2열은 동급 최대 수준인 278mm의 레그룸과 884mm의 헤드룸을 확보했다.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주먹 하나 정도가 남는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췄다.
트렁크는 545L 적재 공간을 가지며 2열 좌석 폴딩 시 최대 1670L까지 확장 가능하다. 2열 좌석 폴딩 시 평평하지 않아 차박용을 선호한다면 별도로 매트를 구매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
세닉 E-Tech의 조향성능은 부드럽고 가벼웠다. 조향비 12대 1로 설정됐고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가 2.34 회전에 불과해 조작 거리가 짧고 좁은 골목 등에서 민첩한 조작이 가능했다. 회전 직경은 10.9m, 롤링 각도는 0.4°에 불과해 급커브 구간이나 유턴 시 차체가 기울지 않아 수월하게 구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
세닉 E-Tech는 LG에너지솔루션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했다. 동급 최고 수준인 87kWh 용량의 대형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6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130kW 급속 충전기 사용 시 약 3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주행성능은 최고 출력 최고 출력 160kW(218ps), 최대 토크 300Nm의 전기 모터가 결합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7.9초다.
시승에서 세닉의 1kWh 당 전비는 6.7㎞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 전비 1kWh당 4.4km를 상회하는 효율을 보였다. 동급 모델인 아이오닉5의 복합전비는 1kWh당 4.4~5.2km로 비슷한 수준이다.
스마트 코쿤 기술이 적용돼 풍절음 및 노면 소음이 차단돼 정숙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었다. 스마트 코쿤 기술은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감쇠력 강화 폼을 삽입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페르소 모드 등 총 4가지 모드로 구성됐다. 운전석 우측 아래에 원 모양 버튼을 통해 주행 중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반응성과 핸들링 감각이 달라져 운전자의 스타일에 맞춘 세팅 조정이 가능하다.
세닉 E-Tech는 파이어맨 엑세스(배터리 화재 긴급 진압 시스템)와 파이로 스위치(고전압 차단) 등 화재 관련 안전 사항이 적용됐다. 파이어맨 엑세스는 차량 배터리 케이스에 별도의 통로를 만들어 이를 접착 디스크로 봉합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단단히 밀폐돼 있지만 화재 발생 시 소방 호스의 강한 물줄기가 접착 디스크를 밀어내고 통로를 통해 배터리 셀 안으로 직접 주입한다. 파이로 스위치는 사고로 인한 에어백 전개 시 배터리 전원을 자동 차단함으로써 화재 및 2차 피해를 방지한다.
세닉 E-Tech는 테크노, 테크노 플러스, 아이코닉 3개의 트림으로 출시된다. 예상 가격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서울시 기준) 적용 기준 ▲테크노 4649만 원 ▲테크노 플러스 4980만 원 ▲아이코닉 5440만 원부터 시작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