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한마리 5000원 육박하는데...롯데마트·이마트 ‘4000원 대 치킨’ 등장, 배경은?

2025-06-30     이정민 기자
롯데마트가 15년 만에 ‘통큰 치킨’을 부활시키자 이마트가 4000원대 ‘어메이징 완벽치킨’으로 맞대응하며 대형마트들의 ‘초저가 치킨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닭고기 원가가 1년 새 20%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은 어떻게 초저가 치킨 행사를 열 수 있을까?

연간 계약과 대량 매입, 마트 내 자체 조리·판매 구조를 통한 부대비용 절감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26일부터 7월2일까지 정가 1만2500원의 ‘통큰 치킨’을 롯데·신한·KB국민·NH농협·삼성 카드로 결제 시 60% 할인된 50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도 맞불을 놨다.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진행하는 ‘고래잇 페스타’ 기간 동안 자체 브랜드 제품인 ‘어메이징 완벽치킨(6480원)’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4000원대에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5000원 통큰치킨' 및 주요 할인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그러나 실제로 생닭 원가는 꾸준히 상승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5~6호 닭 한 마리 평균 단가는 469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68원)보다 18.4% 올랐다. 같은 기간 12호 닭은 3119원에서 3755원으로 20% 넘게 뛰었다.

이마트가 어메이징 치킨에 사용하는 8호 닭은 올해 6월 평균 단가 4497원으로 전년 대비 18.3% 인상됐고 롯데마트가 사용하는 10호 닭은 4169원으로 1년 새 19.4% 올랐다.

두 업체 모두 원재료 단가 부담이 상당한 상황에서 초저가 치킨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형마트들은 규모의 경제와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이를 상쇄한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매월 예상 판매량을 기준으로 양계업체와 연간 계약을 체결해 닭고기 원료육을 대량 매입하고 파우더·식물성 기름 등 부자재도 연 단위 단가로 사들여 원가를 낮춘다. 프랜차이즈 치킨처럼 매장 임대료나 광고비, 포장·배달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대형마트 내부 델리코너에서 직접 조리·판매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부대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이마트 관계자는 “저가 치킨은 이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집객용 상품”이라며 “매월 예상 판매량을 기준으로 양계업체와 연간 단가 계약을 맺어 원료육 가격을 낮추고 파우더·식물성 기름 등 부자재도 연간 단가로 매입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어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유사한 구조다. 롯데마트 측은 “원재료를 대량 매입하고 기획 단계부터 마진율을 낮게 책정해 초특가 제공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단기 수익보다 통큰 세일을 통해 실질적인 할인 혜택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여기에 카드사 할인도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친다. 롯데마트와 같이 특정 카드사로 결제 시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 해당 비용은 카드사와 마트가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보통 대형마트와 카드사가 이벤트 비용을 분담하고 있으며 자세한 분담 비율은 행사별, 시점별로 매번 달라지고 협상을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