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윤기 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 “본사와 매트릭스 체계 강화, 레버리지 없이 ROE 12% 달성”

2025-07-03     이은서 기자
“레버리지 없이 ROE(자기자본이익률) 12%를 달성하겠습니다”

이윤기 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은 지난달 25일 홍콩 퀸즈웨이 퍼시픽 플레스에서 진행된 소비자가만드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8%를 웃돌던 ROE를 최대 1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1988년 사무소 형태로 시작해 1994년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직원 수는 30명으로 13명이 한국국적이며 17명이 외국국적(홍콩, 캐나다, 영국, 중국, 호주 등)이다. 
 
▲ NH투자증권 홍콩법인 로고

이 법인장은 “홍콩은 금융과 무역이라는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며 “홍콩달러 환율을 미국 달러화와 일정 범위로 고정하는 페그제 운영, 영국식의 신뢰도 높은 외환·금융 시스템 등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여러 금융사들이 홍콩을 국제 금융 허브로 꼽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홍콩 개입이 확대되면서 일부 외신은 중국이 홍콩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그러나 중국이 G2 지위를 갑자기 상실하지 않는 한 홍콩은 금융허브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윤기 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은 설립 이후 수차례에 걸친 증자와 사업 확대를 통해 NH투자증권의 핵심 해외 법인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해 홍콩법인의 연간 순이익은 5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 NH투자증권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 순이익은 186억 원으로 46.9% 성장했다.

이 법인장은 지난해 호실적의 배경에 대해 인수금융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꼽았다. 또한 본사 사업부와의 현지 법인의 매트릭스 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과 현지 법인의 매트릭스 체계는 2011년에 시작됐다. 홍콩법인 IB(기업금융)데스크를 시작으로 운용사업부와 해외채권 사업을 홍콩법인과 매트릭스 체계로 구성해 사업을 발전시켜왔다. 최근에는 홀세일사업부와 매트릭스로 스왑데스크(Swap Desk)를 설립 중이다.  

그는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전체 해외법인 중에서는 물론 국내 증권사들의 홍콩법인을 통틀어도 수익성 면에서 1~2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매트릭스 체계란 비즈니스 라인별로 본사의 해당사업부와 현지 법인의 영업 조직이 인사, 영업, 성과 평가까지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법인장은 올해 상반기 홍콩법인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1분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반영, 한국 시장에서의 공매도 재개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기대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미·중 협상의 교착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나 금리 상승 등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 브로커리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해외 실물 자산 투자 시장 위축 등 어려운 국면이 나타날 수 있어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홍콩법인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레버리지 없이 ROE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브로커리지 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증권업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고는 ROE를 높이기 어렵다”며 “다만 해외 사업의 경우는 다르다.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소싱 능력 등이 떨어져 레버리지 투자가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법인은 레버리지 없이도 ROE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여기서 말하는 브로커리지는 단순 위탁매매뿐 아니라 스왑(Swap·교환), LP(유동성공급자), 대차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법인장은 “그동안 주로 해외사업 관련 부서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 등 다양한 이슈들을 보고 경험해왔기 때문에 해외 사업에서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홍콩=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