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百·롯데쇼핑,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 일제히 상승...내수경기 회복 기대감 반영됐나

2025-07-04     이정민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들어 신세계(대표 박주형)·현대백화점(각자대표 정지선, 정지영)·롯데쇼핑(대표 신동빈, 김상현, 정준호, 강성현) 유통 기업 3사의 지분을 일제히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보유 비중을 줄여왔던 흐름과는 상반되는 행보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투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현대백화점 지분을 3.02%포인트 늘리며 3사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5월 말 기준 지분율도 12.99%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5월 말 기준 신세계 지분 12.7%, 현대백화점 지분 12.99%, 롯데쇼핑 지분 9.1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일정 비율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공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지분율 확대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각각 약 5년 7개월,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롯데쇼핑은 공시 이래 처음으로 9%대를 넘어섰다.

신세계 지분율은 2018년 10월 지분율 13.6% 이후 처음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대백화점도 2020년 9월 보유 비율 13.5%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롯데쇼핑은 매년 4~7%대를 유지해오다 처음으로 9%선을 넘기며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 유통주의 보유 비중을 줄여왔다. 국민연금의 신세계 보유 지분율은 2023년 말 11.79%에서 2024년 말 10.35%로 줄었고 현대백화점은 10.06%에서 9.97%로 줄었다. 롯데쇼핑 지분은 7.42%에서 6.43%로 축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분 확대 기조로 선회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3월 11.59%에서 5월 말 12.7%로 상승했고 현대백화점은 2월 10.88%에서 12.99%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기준 7.01%에서 9.14%로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소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108.7로 전월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석 달 연속 오름세이자 2021년 6월 111.1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기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뜻한다.

또한 올해 1분기 백화점 3사의 실적 방어도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 판단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인 1조7919억 원과 영업이익 1079억 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워치와 하이 주얼리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리뉴얼, 경비 효율화 효과로 영업이익이 1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3% 증가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점포도 고르게 성장하며 수익 개선을 뒷받침했다.

현대백화점은 일회성 비용 78억 원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워치·주얼리 등 하이엔드 카테고리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민감도가 높은 유통주는 소비 회복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과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주식 투자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분 확대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