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K텔레콤, 해킹 후속 조치 발표...유영상 대표, "신뢰 회복 위한 조치 차질 없이 이행"

2025-07-04     이범희 기자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와 관련해 해지 고객 위약금 면제와 전 고객 요금 감면 등 구체적 후속 조치를 내놨다.

정부 조사 결과 ‘SK텔레콤 귀책’으로 결론 난 가운데,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입해 보안 시스템도 전면 재정비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4일 민관합동조사단 발표 직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전인 지난 4월 18일 자정 기준 약정 고객 중 이후 해지했거나 오는 14일까지 해지할 예정인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한다. 이는 선택약정할인이나 단말 지원금 반환금 등 약정 해지에 따른 비용을 소급 적용해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이미 납부한 위약금은 환급 신청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통신 서비스 계약과 별개인 구매 계약에 해당 돼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구체적인 신청 절차는 T월드 홈페이지에서 안내될 예정이다.
▲고객지원에 대해 설명중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SK텔레콤은 전체 2400만 명 고객을 대상으로 8월 요금의 50%를 자동으로 할인한다. 별도 신청 절차는 없으며, 8월 이용 요금에서 절반이 자동 차감된다. 알뜰폰 가입자도 포함된다.

아울러 같은 기간부터 연말까지 매달 50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데이터 제한이 있는 일부 어린이·청소년 요금제는 법정대리인이 고객센터나 대리점을 통해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침해 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가입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복원해 준다. 재가입 계획이 없더라도, 6개월 내 ‘고객 정보 보관 동의’를 하면 향후 3년간 정보 복원이 가능하다.
▲향후 정보보안투자에 대해 설명 중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또 SK텔레콤은 보안 체계 전면 강화를 위해 2029년까지 총 7000억 원을 투입한다. 정보보호 인력을 2배로 늘리고, CEO 직속 조직으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체계를 개편한다. 이사회에는 외부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내부 보안 상태를 점검하는 ‘레드팀’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정보보호 산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100억 원 규모의 기금도 조성한다. 해당 기금은 대학 및 스타트업과의 산학협력, 인재 육성, 기술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연내 전 고객에게 모바일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1년간 무상 제공한다. 해당 솔루션은 군·정부·금융기관 등에서 사용 중인 글로벌 제품으로, 악성 앱 탐지와 실시간 위협 방지 기능을 갖췄다.

또 유심 복제 피해 발생 시 외부 기관과 연계해 보상을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2022년 발생했던 해킹 의혹에 대한 질의에 유 대표는 “당시에는 망 장애 대응에 집중하면서 법적 신고 대상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며 “내부 매뉴얼을 정비하고 협력사 보안 체계도 함께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에 대한 전면적인 책임과 함께,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